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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관심에 병드는 나라사랑/정연화 보훈교육연구원 교육기획운영담당관

[기고] 무관심에 병드는 나라사랑/정연화 보훈교육연구원 교육기획운영담당관

입력 2014-11-17 00:00
업데이트 2014-11-1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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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인기 TV프로그램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제작진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기미가요가 단순히 일본 국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 조상들이 강제로 일본을 찬양하기 위해 불러야 했던 노래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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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보훈교육연구원 교육기획운영담당관
정연화 보훈교육연구원 교육기획운영담당관
‘나라사랑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새삼 책임감을 느낀다. ‘나라사랑 교육’은 보훈공단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올바른 국가관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주기 위해 실시되는 교육이다. 매년 청소년과 대학생 25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는데, 교육에 참가하는 아이들의 생각이 예전 같지 않아 씁쓸하다.

최근 들어 교육 첫 시간에 10명 중 5~6명이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왜 우리나라를 사랑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처음에는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깜짝 놀랐지만 지금은 이해하게 됐다. 나라사랑을 교과서와 글로 배우는 아이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고.

그러나 다행히 체험학습을 시작하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와 같은 순국선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대문형무소에 찾아가 순국선열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겪은 고통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처음엔 시큰둥했던 아이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아이는 교육이 끝날 때쯤 “어렵게 지켜낸 우리나라를 아끼고 사랑해야겠어요”라고 말하곤 한다.

국가 간 경계가 없어지고, 변화가 빠른 지금의 시대에는 나라사랑 교육이 더욱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이 중요시되면서 나라사랑 교육에 대한 인식은 점차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 특히 올해에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학교 밖에서 진행하는 현장학습이 크게 줄면서 나라사랑 교육 참가자 수가 줄었다. 나라사랑 교육은 단순히 역사교육이 아니다. 역사를 통해 나라를 사랑하고, 지켜나가는 마음을 가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일이다.

17일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을사늑약 체결의 날이자 광복 이전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선조들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순국선열의 날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무지와 무관심이 ‘기미가요’가 방송에 나오는 지금의 결과를 만든 건 아닐까. 나중이면 늦는다. 지금이 바로 나라사랑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2014-11-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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