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놓고 환경·산업 장관 다른 말… 어느 장단이 맞는지

[사설] 원전 놓고 환경·산업 장관 다른 말… 어느 장단이 맞는지

입력 2025-09-19 00:26
수정 2025-09-1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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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전 정책 주무부처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환경부를 확대 개편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전 정책 주무부처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환경부를 확대 개편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 내 원전 정책을 둘러싼 혼선이 심각해 보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38년까지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며 원전 건설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앞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신규 원전 건설 여부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놓고 주요 부처 수장의 견해가 상반되니 과연 일사불란한 정책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법제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업무 혼선과 현장 인력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조는 그제 “원전은 산업 진흥 정책”이라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원전 업무의 환경부 이관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원자력 업계는 탈원전 정책을 폈던 문재인 정부 당시처럼 전문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을 걱정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도 “기존 원전의 안전한 활용”을 언급했다. 탈원전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듯한 인상이다. 장관들의 발언이 엇박자를 내는 것도 이런 모호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원전 정책에 대한 정부의 애매한 자세는 탈원전을 선언하는 것만큼이나 사실상 원전 생태계에 위협적이다. 불확실성 자체가 원자력 분야 투자와 인력 양성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좌고우면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원전 시장은 급속히 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SMR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시장 깊숙이 들어서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 속에 안정적 전원 확보에 주요국들은 사활을 걸었다.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놓고 정부 안에서조차 장단이 달라서야 어떻게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2025-09-19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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