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 “모두 제 불찰”, 이제 ‘탄핵의 강’ 너머로 나아가자

[사설] 朴 “모두 제 불찰”, 이제 ‘탄핵의 강’ 너머로 나아가자

입력 2023-09-27 02:13
수정 2023-09-2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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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인사 나누는 박근혜
시민들과 인사 나누는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오전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에 대해 모든 게 자신의 불찰이라며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임 시절 국정 운영과 현 정부에 대한 평가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실패한 정부’라는 평가에 대해 억울해하면서도 탄핵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은 전직 국가지도자로서의 품격을 십분 보여 줬다고 하겠다.

박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 등 재임 시절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반면 현실 정치에 대해서는 거리 두기에 나서 주목됐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언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발언을 자제했고, 이른바 ‘박근혜 팔이’에 대해서도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정 지지층 결집만을 노린 분열의 정치보다 국론 통합을 염두에 둔 절제되고 품격 있는 처신이다.

박 전 대통령은 5선의 국회의원에 대통령 당선, 탄핵, 수감, 사면복권 등 영욕의 세월을 보낸 국가 원로다. 탄핵 무용론 등 논란도 있었으나 더이상 탄핵 문제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눠 판단하는 극단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민 화합을 향한 지혜를 모을 때다. 그런 점에서 재임 당시의 정책 실패를 일절 인정하지 않으며 여전히 국민 편가르기에 몰두하는 전직 대통령의 처신은 보기 딱하기 그지없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 발언이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현실을 타개하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는 밀알이 되길 바란다.

2023-09-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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