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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정된 ‘신현수 파문’, 국정난맥 재발해선 안 돼

[사설] 진정된 ‘신현수 파문’, 국정난맥 재발해선 안 돼

입력 2021-02-22 20:36
업데이트 2021-02-23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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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수석, 간곡한 만류에 잔류 선택
검찰개혁·인사 놓고 재충돌 곤란해

검찰 고위간부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잠행하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어제 정상 출근해 직무에 복귀했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한 뒤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사실상 사의를 철회했다. 이제 지난주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현수 파문’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만류를 여러 차례 뿌리칠 정도로 완강했던 신 수석이 극적으로 사의를 철회한 것은 여권 고위 인사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적극적으로 업무복귀를 설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으며 물밑 접촉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월성원전 등 주요 사건 수사팀 책임자들이 유임된 것은 박 장관 측과 신 수석 간 협의의 결과물일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문 대통령과 민정수석·사정비서관으로 연을 맺어 대선 후보 시절에도 법률전문가로서 힘을 보탠 신 수석 역시 자신의 이탈이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하고 잔류함으로써 파국을 피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문재인 정부의 제1과제인 검찰개혁 추진의 강도에 대해 이견이 노정된 만큼 재발 가능성은 상존한다 할 수 있다. 특히 박 장관 등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오는 7월 이후 대대적인 검찰 간부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어 검찰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두는 신 수석과 인사권 조율 과정에서 마찰이 재발할 수 있다.

장관과 대통령의 참모인 청와대 수석이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견이 공개적 충돌로 드러나 대통령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히고, 국민에게 국정의 난맥상 인식을 심어 줘서는 곤란하다. 문 대통령이 50여일 전 윤 총장과도 각별한 검찰 출신의 신 수석을 참모로 발탁한 것은 지긋지긋한 법무·검찰 갈등 관계를 청산하고, 신 수석 중재하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힘을 합쳐 조화롭게 검찰개혁을 마무리하라는 뜻 아니었는가.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들은 검찰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도 강행할 태세다. 장관과 수석도 이견을 참지 못해 충돌하는 판에 국가 주요 정책을 공론화 과정도 없이 밀어부친다면 제2의 신현수 파문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임기 마지막 후반기의 국정난맥은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2021-0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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