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설] 北 “핵실험 대가 치를 것”이란 오바마의 경고

[사설] 北 “핵실험 대가 치를 것”이란 오바마의 경고

입력 2016-09-21 22:50
업데이트 2016-09-21 22:5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대북 교역 핵심 中 기업 조사 착수… 실질적 세컨더리 보이콧 되어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마지막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핵실험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핵실험을 거듭 실시해 우리 모두를 위험하게 하고 있다. 기본적인 합의를 깨는 어떤 나라든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2009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천명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그가 임기 중에 북한의 핵 능력이 실전배치가 임박할 정도로 고도화한 현 상황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임기를 4개월 남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가’는 지난 9일 5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와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추가 제재로 요약될 수 있다. 사상 최강의 제재로 평가받는 안보리 결의(2270호)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와 관련해 중국의 대북한 원유 수출 금지나 북한의 석탄·철·철광석 등에 대한 수출 규제 등 다양한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미·일 3국 외교장관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신규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한 포석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의도하는 대북 제재가 실효를 거두려면 결국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을 동참시키고 기존 제재의 구멍을 차단하는 데 긴밀하게 공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대결 양상을 보이던 미·중 관계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계기로 협력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오바마·리커창 회담을 통해 미·중 양국은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위한 협조를 다짐했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훙샹(鴻祥)그룹이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훙샹그룹은 대북 교역의 핵심 기업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경고가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장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중국이 협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될 정도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자국만이 아닌 제3국까지 적용하기 때문에 북한에 효율적인 압박 수단이라는 점에서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은 곧 자멸’이라는 경고를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우리가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주변국들의 변화도 예민하게 살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는 평가 속에 최근 미국 외교협회는 장기적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등의 포괄적 논의를 제안했고 케리 국무장관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미·중 패권 구도 속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역시 제재와 대화라는 투트랙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 속에서 우리 역시 외교·안보 전략을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2016-09-22 3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