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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신세계의 통 큰 투자 바람직하다

[사설] 현대차·신세계의 통 큰 투자 바람직하다

입력 2015-01-20 23:50
업데이트 2015-01-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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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조 3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그제 발표했다. 지난해 투자액(2조 2400억원)보다 무려 1조 11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채용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올해 1만 4500명을 뽑는다. 지난해보다 1000여명 늘어난 규모다. 국내 유통업계의 선두급 기업다운 통 큰 결정이다.

경기가 바닥이고 상황이 안 좋으니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반대도 있었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우리 같은 내수 기업이 투자해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상황이 어려워도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밀어붙였다고 한다. 올 초 현대자동차그룹도 2018년까지 모두 80조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역대 국내 기업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투자를 전체 투자액의 76%인 61조 2000억원까지 크게 늘리겠다고 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신세계나 현대차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은 모처럼 듣는 희소식이다. 기업이 돈을 풀어야 고용도 늘어나고 개인소득이 늘어난다. 소득이 늘어난 개인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 내수도 살아난다. 하지만 지금껏 기업들은 곳간에 현금을 쌓아 놓고도 돈을 푸는 데는 주저했다.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의 법인세율 인하 정책에 따라 대기업들은 세금 경감 혜택은 다 챙기면서도 막상 투자나 고용에는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부자 감세의 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가고 애꿎은 서민층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기업이 적게 낸 세금은 결국 개인이 메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부가가치세는 전년보다 1조 3000억원이, 소득세는 2조원이 각각 늘어났지만 법인세는 2조원이 줄었다. 최근엔 연말정산에서 봉급생활자를 중심으로 세금폭탄 논란이 커지면서 22%로 내렸던 법인세율을 25%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 카지노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투자활성화 대책도 재벌 특혜가 아니냐는 비난이 적지 않다. 대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고용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반(反)기업 정서를 불식시키는 길이기도 한 만큼 다른 대기업들도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15-01-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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