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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진정성 갖고 남북 대화 나와야

[사설] 北, 진정성 갖고 남북 대화 나와야

입력 2015-01-02 00:02
업데이트 2015-01-02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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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을미년 새해 첫날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어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연설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전격 수락하고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제1위원장은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도 있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어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 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야 한다”며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지난 12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일준비위원회의의 올 1월 중 당국 간 고위급 접촉 제의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자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화답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북한의 전형적인 유화공세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를 풀지 않고는 경제 문제를 풀어 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실용노선으로 북한이 남북 대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국제적 고립 등의 이유로 남북 정상회담에 나선다고 해도 북한이 내민 손을 우리가 먼저 거절할 필요는 없다.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를 맞아 ‘남북 해빙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비춰 이번 기회를 한반도 경색 국면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도 새해 첫날 0시를 기해 군 장병에게 보낸 격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해는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분단의 역사를 마감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는 좀처럼 대화의 문을 열지 못하고 냉기류를 형성해 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표현하고, 곧바로 3월에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인도적 문제 해결 등 대북 3대 제안을 발표했지만 북측은 비난 공세로 일관해 왔다. 지난해 10월 북한 수뇌부 3인방이 전격 방문해 잠깐 순풍이 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북한 인권 문제와 대북 삐라(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남북 관계에 진전이 없었다. 분명 그 책임은 이런저런 핑계로 대화의 진전을 가로막고 금강산 관광에 나선 민간인을 총격으로 숨지게 하고,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이 남북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원한다면 진정성을 갖고 먼저 잘못을 인정, 사과하는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만행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지만 우리의 인식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당시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 관계는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도 유연한 대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밝힌 대로 남북 축구대회, 평화문화예술제, 세계평화회의 개최 등 비정치적·비군사적 분야부터 신뢰를 하나하나 쌓아 가면서 정치·군사 분야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이 바라는 5·24 제재 해제나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를 먼저 논의하면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로 논의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화는 대결에서 화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란 점에서 남북 대화의 불씨를 살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 대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2015-01-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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