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래된 버스로 수학여행 보내는 학교들

[사설] 오래된 버스로 수학여행 보내는 학교들

입력 2012-05-22 00:00
수정 2012-05-22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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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강원도 양구에서 발생한 대전 우송중학교 수학여행단 버스 추락사고는 전세버스 점검을 소홀히 한 학교 측 잘못이 컸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전세버스는 계약조건에 미달하는 구형 버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탑승 여교사가 버스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학생들에게 안전띠를 매라고 해 5명이 중경상을 입는 데 그쳤기에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학생들을 멀리 여행 보내면서 전세버스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학교 측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학교 측은 조달청을 통해 충남·대전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수학여행 버스 입찰을 하면서 2009년 이후 출고된 45인승 버스로 제한했다. 그러나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고를 낸 2호 버스는 2004년 식으로 계약조건보다 5년이나 지났다. 전세버스의 일반적인 교체주기(5년)보다도 3~4년 경과한 것이다. 또 나머지 3대의 버스도 2007~2008년식이었으니 수학여행단 버스는 모두 계약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었다. 학교 측이 미리 자동차 등록증 등 관련서류를 살펴보고 조건에 맞지 않는 버스를 교체했더라면 수학여행 길은 훨씬 안전했을 것이다.

성수기에는 연식이 짧은 전세버스 구하기가 쉽지 않다. 수요 초과로 신형 버스는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배정되기 때문이다. 또 전세버스 등록 운전자가 3만 5774명으로 등록 전세버스(3만 9825대)에 비해 10%가량 부족해 수요가 몰릴 경우에는 부적격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따라서 성수기에는 보험 가입 여부, 버스 연식, 운전자 자격 등 교통안전공단이 제공하는 전세버스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살펴본 뒤 점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수학여행단이 신형 버스를 배정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학여행 버스의 연식을 무조건 앞당길 것이 아니라 정비상태가 좋을 경우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도 있다.

2012-05-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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