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하향 맞춰 서민경제 더 꼼꼼히 챙겨야

[사설] 성장률 하향 맞춰 서민경제 더 꼼꼼히 챙겨야

입력 2012-04-17 00:00
수정 2012-04-17 00: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발표한 3.7%보다 0.2% 포인트 낮춘 3.5%로 수정했다. 세계경제성장률 예측치가 지난해 12월 전망보다 0.2% 포인트 둔화됐고,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102달러에서 118달러로 치솟을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이에 앞서 해외 10대 투자은행(IB)들은 대부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 초반으로 전망했다. UBS나 노무라는 2.1%, 2.7%를 예상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최근 스페인 사태에서 보듯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 대상국의 수입 환경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한은은 보육료 지원과 무상급식 확대 등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성장률을 다소 밑돌 것으로 내다봤지만 올해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팍팍할 것 같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 1분기 중 돈을 빌린 뒤 한달 이상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힐 우려가 있는 프리워크아웃 신청 건수는 4256건에 달한다. 전년 동기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경기 침체와 가계대출 억제조치로 서민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증거다. 금융권 부실화의 적신호이기도 하다. 가계의 소비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 3.5% 중 내수 기여분 2.0%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종국에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복지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와 정치권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내팽개칠 수 없는 이유다. 성장이 바로 ‘파이’를 키우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총선이 끝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성장잠재력 확충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댈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나눠먹기가 당장 달콤할지 몰라도 결국 제 살 깎아먹기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은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국가들이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챙기되 국가 지속성도 염두에 둔 분배와 성장이라는 두 정책목표를 조화롭게 추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정부는 낮아진 성장 전망치에 맞춰 올해 경제운용 계획을 수정하더라도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꼼꼼히 살피는 방향으로 예산 배분을 조정해야 한다.

2012-04-1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