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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비례대표 경쟁 정치상업주의 아닌가

[사설] 여야 비례대표 경쟁 정치상업주의 아닌가

입력 2012-03-13 00:00
업데이트 2012-03-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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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이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비례대표후보 선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어제 32명의 국민공천배심원단을 확정하며 비례대표 추천을 위한 심사에 들어갔다. 전문가와 일반국민 등으로 구성된 국민공천배심원단은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비례대표 후보 최종 공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주 비례대표 추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민주통합당도 오늘과 내일 이틀간 후보신청을 접수한 뒤 서류심사 등 본격적인 후보선정 작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쇄신과 개혁 공천을 내세웠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비리 연루’ 후보가 중도하차하는가 하면, ‘기획공천’ 논란 속에 탈당하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도덕성과 정체성이라는 공천 잣대가 무색하다. 그런 만큼 비례대표 공천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력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거나 확정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우려가 앞선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중에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필리핀 출신 귀화여성 이자스민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온라인 동영상 강의 사이트 공신닷컴을 운영하면서 유명해진 ‘공부의 신’ 강성태(29)씨의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이름만 알려지면 정치권으로 끌어들이거나 혹은 스스로 달려가는 후진적 정치행태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서만큼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비례대표는 직업정치인이 아닌 각계 직능대표 전문가들을 국회에 진출시킴으로써 각 분야의 민의를 최대한 반영하고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영웅은 영웅으로 남아야 한다. ‘학습나눔’ 실천활동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오로지 표심만을 의식한 공천작업은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다. 그제 선정된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4명 중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농성 중인 여성이 포함돼 있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는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운운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낳고 있다. 비례대표의 공천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야 모두 정치상업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2012-03-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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