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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유사의 엄살 결국 거짓말한 것 아닌가

[사설] 정유사의 엄살 결국 거짓말한 것 아닌가

입력 2012-03-06 00:00
업데이트 2012-03-0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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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어제 서울의 평균 휘발유값은 ℓ당 0.09원이 오른 2087.67원, 전국 평균은 0.98원 오른 2015.19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60일 연속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에 짓눌린 서민들로서는 절로 비명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정유사는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정유 4사가 지난해 7조원 전후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낸 만큼 ‘성의’를 표시했으면 하는 눈치다. 반면 정유사는 지난해 정부의 강요로 ℓ당 100원을 내려 고통분담을 했으니 이번에는 정부가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내릴 차례라고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 이후 정유사와 주유소의 폭리구조를 파헤치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정유사가 국제 원유가격 상승시 상승폭보다 국내 기름값을 더 올리고, 하락시에는 덜 내리는 ‘비대칭성’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자 정유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은 내수시장에서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라 수출을 통해 달성한 결과라며 기고만장한 자세로 나왔다. 그러나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정유사들은 수출가격보다 국내시장에 경유는 ℓ당 15원, 휘발유는 7원 비싸게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도 지난해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이 국제 휘발유가격 인상폭보다 ℓ당 25.16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폭로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2분기 ℓ당 100원 인하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느니, 이익의 80~90%가 석유제품 수출과 산업용 윤활유 등에서 나왔다느니 하는 거짓 엄살을 더 이상 늘어놓아선 안 된다. 독과점 구조에 안주해 내 주머니만 채우려다가는 반드시 역풍을 부르게 된다. 정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유류세 인하 등 선제대응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를수록 정부와 정유사의 배만 불리는 유류 공급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시장과 경쟁이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2012-03-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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