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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털이 학교폭력 부추기는 공간 되다니…

[사설] 포털이 학교폭력 부추기는 공간 되다니…

입력 2012-01-09 00:00
업데이트 2012-01-0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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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사이트가 학교 폭력을 담은 만화 등을 무분별하게 싣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친구들을 심한 욕설과 함께 이유 없이 발길질하고, 심지어 죽이라고 소리치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인터넷상에 떠돌아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학교 폭력을 공공연하게 부추기고, 어떤 의미에서는 순진한 학생들에게 폭력을 학습시켜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상이 이러한데 어디 한 군데에서도 이를 규제하는 곳이 없다. 어린 학생들의 인성을 파괴하는 이런 폭력 만화에는 반드시 제재가 필요하다. 인터넷상에서의 이런 잔인한 폭력 장면은 자칫 학생들에게 폭력의 일상화를 조장하고, 마치 폭력이 사회적으로 묵인되는 것처럼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야후코리아,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재되는 웹툰(연재 만화) 340여개 중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웹툰은 11개에 이른다. 한 포털사이트의 인기 만화 ‘열혈초등학교’에 실린 장면은 어른들이 봐도 섬뜩하다. 초등학교 2학년 ‘대장’인 한 학생이 ‘통합’을 한다며 자신의 ‘부하’로 하여금 다른 반의 ‘짱’을 찾아가 흠씬 패주도록 시킨다. 친구가 맞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박수를 친다. 이를 바라보는 대장은 “죽여라.”라고 소리친다. 대장의 티셔츠에는 영어로 ‘KILL YOU’(너를 죽일 테야)라고 씌어 있다. 조폭의 패싸움 같은 이런 끔찍한 장면들을 나이 제한 없이 볼 수 있다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유치원생들도 인터넷 게임 등을 즐기는 등 인터넷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열린 공간이다. 그런데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웹툰의 폭력성에 대해 한번도 심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폭력 웹툰의 경우 19세 이상 관람가로 전환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 규제에 앞서 포털사이트 스스로 폭력 추방을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도리다. 사회적 영향력은 행사하면서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2012-0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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