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인권조례 현장상황 맞게 적용해야

[사설] 학생인권조례 현장상황 맞게 적용해야

입력 2011-12-21 00:00
업데이트 2011-12-21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서울학생인권조례가 그제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조례에는 교내 집회의 자유와 임신·출산에 따른 차별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내년 3월부터 서울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는 이에 따라 교칙을 바꿔야 한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조항들이 거의 그대로 통과된 만큼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은 상당 수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인권보장이라는 대의를 실천하는 데 토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찬반 논란이 극심했던 학내 집회 자유와 임신·출산에 따른 차별 금지 조항은 적잖이 우려스럽다. 교내 집회에 대해 ‘최소한’ 범위에서 학교 규정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문제를 대화로 풀기보다는 다중의 위세를 과시하는 집회나 시위를 통해 해결하려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회의 자유 보장은 학생들에게 민주의식을 고취시키는 게 아니라 집회 만능의 반(反)민주 정신을 가르칠 우려가 있다. 일부이기는 하나 이념적으로 편향된 교사들이 막말을 동원해 ‘정치선동’을 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집회의 시간과 장소, 방법 등을 현장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등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날로 위축돼 가는 학생지도권을 스스로 추락시키는 분위기도 교정해 나가야 한다. 변화된 학생인권 현실에서는 교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더욱 그렇다.

임신·출산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을 초안대로 유지한 것은 아쉽다. 불가항력의 상황에 처한 학생의 존엄성은 보장돼야 마땅하지만 그것을 명문화하는 것 자체가 종합적 판단이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시교육청은 조례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념을 떠나 학생의 입장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 대목은 새롭게 가다듬는 것도 인권조례의 연착륙을 위해 긴요한 일이라고 본다.

2011-12-21 3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