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가 즐거운 곳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일과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게 최우선이라고 꼽고 싶다.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30년 넘게 회사에 다니며 깨달은 점은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그 이상의 묘약은 없었다는 점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회사는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마음 잘 먹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우선 일이 즐거우려면 근무를 잘해 좋은 평가와 보상을 받고 그로 인해 다시 동기 유발이 돼 일을 잘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일을 잘하려면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사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된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일을 잘하게 되고 나만 할 수 있는 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생겨난다. 점점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힘들고 보람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왜 나 혼자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쌓은 경험이 주는 실력은 결코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보상을 받는 때가 좀 더 일찍 찾아올 수도 있고 더디게 올 수도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경험은 돈을 주고서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수많은 직원과 함께 일해왔지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도 못 봤고 좋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극히 드물었다. 사소한 보고서 한 장을 쓰더라도 거기서 남다른 의미를 찾고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즐겁게 일해보라. 작은 성취감을 꾸준히 쌓다 보면 어느 날 불현듯 성공이 찾아와 있을 것이다. 불평꾼은 천국에 가서도 불평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같은 상황에서도 일을 즐기며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인지, 불평만 하며 더욱 불행해지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것인지는 다 자신에게 달렸다.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직장 내 인간관계야말로 항상 스트레스 원인 1위다. ‘회사는 왜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한가’라고 느껴진다면 입장을 바꿔 그들에게 나는 어떤 동료일지 냉철하게 따져보자. 그들 또한 나로 인해 힘들어할지 모른다. 기업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일정한 성과를 내 돈을 벌어야만 생존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그러니 내 옆의 동료는 나와 명운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다. 회사(Company)의 어원이 ‘함께 빵(밥)을 먹는 조직’이라고 하듯 내 옆의 동료는 함께 밥을 먹고 밥벌이를 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위기로 1~2년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누굴 미워하고 말고 할 시간도 없다. 식구를 생각하듯 동료를 바라보자. 그게 회사가 잘 되고 내가 잘 되기 위한 지름길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작은 선택들의 결과가 누적되면서 우리의 삶이 바뀌어간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마음만 잘 먹는다면 일요일 저녁도 행복할 수 있다. ‘금요일이라 고맙습니다’(Thanks God, It’s Friday)가 아닌 ‘월요일이라 고맙습니다’(Thanks God, It’s Monday)라는 말도 먼 세상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2013-02-18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