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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응답하라 PR!/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응답하라 PR!/이갑수 INR 대표

입력 2013-01-16 00:00
업데이트 201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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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 중의 하나가 ‘소통’일 것이다. 모두 소통을 강조한다. 소통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는 홍보(PR)이다. 미디어 환경은 급변하고, 조직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의 요구도 높아지면서 홍보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갑수 ㈜INR 대표
이갑수 ㈜INR 대표
지난해 12월 눈에 띄는 두 개의 기사가 실렸다. 그 하나는 통신업체 KT의 홍보 총괄에 여성 전무가 임명된 내용이다. 홍보 중역에 여성이 발탁된 사실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다른 기사는 ‘대기업 1세대 홍보임원 퇴장’으로, 대기업의 홍보 중역들이 대거 승진했다는 기사다. 홍보임원들이 직급이 상향되고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미국 메릴랜드대 그루닉 교수팀이 홍보가 잘되는 미국·캐나다·영국의 기업 300여개를 조사·분석해 발표한 ‘우수 이론’(Excellent Theory)에 의하면 CEO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의지와 인식이 높고, 홍보조직 구성원들이 우수한 지식기반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조직문화가 권위적이기보다는 참여적이라는 것이다.

CEO의 홍보 인식은 조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언론의 부정기사를 막지 못했다고 홍보 임원을 수시로 바꾸는 CEO, CEO의 지시사항에 토를 달지 못하고 끙끙대는 조직, CEO의 메시지가 중간 게이트 키퍼에 의해 차단되고 관련 부서들끼리도 따로 노는 기업에서 홍보가 성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CEO포럼에서 경영자들이 주목해야 할 4대 리스크로 기업 생태계와 원자재 리스크, 그리고 소통과 사회적 책임 리스크를 발표한 바 있다. 원자재를 빼놓고는 홍보와 연관된 것들이다. 사회적 책임을 자선활동 같은 사회공헌으로 착각하는 기업이 아직도 상당수다. 법과 비즈니스 질서를 잘 지켜 이익 창출에 전념하는 기업 본연의 일에 충실히 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의 우선일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경영전략에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통합한다는 공유가치로 진화하고 있다. 또 기업에서 경영컨설팅회사에 경영진단을 요청할 때 기존의 생산·재무·마케팅·인사 항목에 커뮤니케이션을 포함시켜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경영의 필수요소라는 방증이다. 조직의 소통 오류는 장기간에 걸쳐 구축한 신뢰와 명성을 일순간에 훼손시키므로 위기에 대한 예측과 대응도 중요해지고 있다.

흔히 홍보라고 하면 대외 홍보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대외 홍보보다 먼저 다져야 할 것이 대내 홍보이다. 대내 소통은 안 되면서 대외 홍보에 많은 예산을 써서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전략을 배우기 전에 내부 소통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갖는 것이 우선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또 있다. 광고와 홍보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야라는 것이다. 청와대에서조차 홍보비서관에 정작 홍보분야 출신보다는 기자나 광고, 심지어 리서치 출신을 임명하는 사례도 종종 경험하고 있다. 야구 감독을 데려다 축구 감독 시키는 꼴이다. 다른 커뮤니케이션 분야 출신들이라고 홍보 업무를 못하리라는 법은 없지만 인재의 적재적소 활용과는 거리가 먼 일이다. 광고와 홍보의 차이를 분명히 인지한다면 기사에 광고계 출신을 홍보전문가라고 쓰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2013-01-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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