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여기자가 바라는 여성대통령/김미경 국제부 차장

[지금&여기] 여기자가 바라는 여성대통령/김미경 국제부 차장

입력 2013-03-23 00:00
수정 2013-03-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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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국제부 차장
김미경 국제부 차장
최근 주요 언론사 15년차 이상 여기자들이 모임을 가졌다. 화제는 단연 ‘여성 대통령 박근혜’였다. 정부조직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며 ‘부르르’ 떠는 모습은 물론 박 대통령의 패션 등 모든 것이 관심사였다.

한참 얘기 꽃을 피우다가 대화는 두 가지로 모아졌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주변에 ‘바른말을 해줄 측근’이 없어 외로워 보인다는 평가와 여성 대통령 시대에도 고위직에는 여성이 별로 없다는 아쉬움이었다.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2인자를 두지 않는다거나 주변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왔다. 그래도 청와대에서 24시간을 보내는 대통령에게 가족처럼 조언을 해 줄 ‘말벗’이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다 보면 지혜와 여유가 생겨 ‘부드러운 여성 리더십’이 더 발휘될 수 있지 않을까.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는데도 고위직 첫 인선 뚜껑을 열고 보니 행정부 차관급 이상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112명 가운데 여성은 11명으로 10%에 불과했다. ‘겨우 10%’라는 지적에 한 부처 남성 고위 공무원은 “여성 대통령이면 됐지 여성이 고위직까지 많이 차지하면 어떡하냐”며 다행스러워(?)했다. 물론 여성 대통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여성을 고위직에 많이 기용하라는 법은 없다. 그렇더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여성의 고위직 확대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출발하는 ‘박근혜호’에 대해 벌써부터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기에 기대가 크고 조금만 잘못 해도 실망이 클 것이다. 특히 여성 관련 정책에 대한 공약은 제대로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국정목표 ‘맞춤형 고용·복지’를 위한 전략 가운데 ‘저출산 극복과 여성 경제활동 확대’에는 ‘행복한 임신과 출산’,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 등 구체적 국정 과제가 소개돼 있다. 모두 좋은 얘기이지만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여성 대통령이 부드러운 소통의 리더십으로 이뤄 나가길 기대해 본다.

chaplin7@seoul.co.kr



2013-03-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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