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를 열다] 1964년 신문팔이 소년

[DB를 열다] 1964년 신문팔이 소년

입력 2013-02-26 00:00
수정 2013-02-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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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요, 서울신문이요, 중앙일보요, 민국일보요…….” 저녁 아홉시가 지나서 좌석버스로 서대문을 지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녀석을 만날 수 있었다. 버스가 정류소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출입구로 비집고 올라오는 친구가 그 잠바소년이었다.> 이청준의 ‘건방진 신문팔이’라는 소설의 앞부분이다. 민국일보가 언론탄압으로 폐간되자 신문팔이를 그만두었다는 생각 있는 소년의 이야기다.

사진은 1964년 2월 24일,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팔러 나가는 모습이다. 신문팔이는 껌팔이와 함께 고학을 하는 불우 청소년들에게는 학비를 벌 수 있는 좋은 아르바이트였다. 신문이 세상의 정보를 얻는 몇 안 되는 수단이었을 때다. 공짜 신문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독특한 억양으로 “시인문 있어, 시인문~” 하고 외치면서 길거리나 버스 안에서 신문을 팔던 소년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신문팔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유머가 있다. <신문팔이 소년이 소리치며 뛰어다니면서 신문을 팔았다. “50명이 사기를 당했어요! 50명이.” 그러자 한 신사가 호기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소년에게서 신문을 샀다. 신사는 신문을 빠르게 훑어보고는 말했다. “얘야. 50명이 사기당한 기사가 어디 있느냐.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는데.” 소년은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소리쳤다. “51명이 사기를 당했어요! 51명이.”>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2013-02-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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