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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투자대비 회수효과/함혜리 논설위원

[씨줄날줄] 투자대비 회수효과/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3-01-04 00:00
업데이트 201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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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돈을 쓸 때 “과연 이 돈이 얼마나 나에게 큰 만족을 가져다 줄지”를 알고 싶어한다. 규모나 액수와는 무관하다. 돈을 쓰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소비를 한 것인지, 혹은 제대로 투자를 한 것인지를 따져본다. 들인 돈에 비해서 얼마나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 투자 대비 회수효과(ROI·Return on Investment)인데, 마케팅이나 투자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측정항목이다. 회수효과는 유형과 무형의 효과를 모두 합쳐 측정한다. 노동생산성 향상, 프로세스 생산성 증대, 자산비용 절감효과, 영업이익 증가 등 금전적인 이익으로 환산되는 것이 유형의 효과다. 반면 브랜드 파워의 향상이나, 경쟁우위 혹은 전략적 우위와 같은 잠재적 이익을 무형의 효과라고 한다. 이 경우 당장에 예측하기 힘들고 가치 기준도 애매한 구석이 많아 논란의 소지를 남긴다.

정초부터 트위터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씨의 아방궁 논란도 투자 대비 회수효과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 보수성향의 윤정훈 목사는 지난달부터 트위터를 통해 이씨가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다목리의 감성마을이 화천군 지원금으로 조성됐으며, 이씨가 그 안에서 고가의 오디오와 요트 등을 보유하고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외수 감성마을 퇴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SNS와 화천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그의 감성마을 퇴거를 요구하는 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총 사업비 90억원 규모의 ‘감성테마문학공원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화천군 측은 이씨를 산천어축제와 함께 화천군을 알린 1등 공신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2005년 이후 감성마을 조성에 80억원가량 소요됐지만 이씨로 인해 화천군은 1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주거공간과 집필실에 12억원, 교육·강연시설인 모월당에 10억원의 군 예산을 들여 2006년 완공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씨는 트위터를 통해 “문화는 관광자원”이라며, 오디오 등은 열심히 번 돈으로 샀고 전기요금도 자신이 냈는데 경제민주화시대에 웬 생트집이냐고 반박했다.

옹색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으로 이씨를 위한 공간을 조성한 것은 화천군이 지역문화와 문학발전이라는 무형의 효과를 기대했을 터. 하지만 158만 팔로어를 보유한 ‘트위트 대통령’은 문학활동 외에 트위트 활동으로 거침없이 정치색을 드러냈다. 정치적 활동은 개인영역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게 지나치면 역풍을 부른다는 것을 예상치 못했던 모양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3-01-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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