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버지의 거울/노두식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버지의 거울/노두식

입력 2012-07-21 00:00
수정 2012-07-2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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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무동 태우고 살면서

발에 밟히는 세상이

만만찮은 풍랑임을 알았다

내 아이처럼

아버지의 어깨 위에서

나도 별을 만지며 놀았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수평이었고

수평의 맑은 거울이었다

그 시절 발아래에선

천지개벽 같은 태풍도 불었음직하건마는

거울 밑에 감추어 둔

아버지의 한쪽 세상을

까막눈이 나는 오래도록 몰랐었다

어깨의 물매가

뜬금없이 기우는 날이면

나는 내 아이보다 아버지를

아버지의 거울을 그래서

쓸쓸히 그리워하는 것이다

2012-07-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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