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득한 봄날/박일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득한 봄날/박일환

입력 2011-04-16 00:00
수정 201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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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봄날/박일환

천왕동 재개발 지구

비탈진 언덕에

무너진 담장이며 지붕이

어지러운데

주인 잃은 앞마당에

복숭아나무 홀로

화사하여라

떠난 이들 안부도

묻지 못한 채

연분홍 꽃잎마다

하늘거리는 봄 햇살

눈이 부셔

차마 눈이 부셔

한참을 바라보다

얼마 전까지는 저기도

식구들, 옹기종기

밥상 앞에 경배드리던

우주의 한 중심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아라
2011-04-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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