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교 기초·심화과정 도입에 거는 기대/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기고] 고교 기초·심화과정 도입에 거는 기대/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2010-06-11 00:00
업데이트 2010-06-11 00: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우리나라 고교 평준화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능력과 적성이 다른 아이들이 동일한 형태의 교육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차별화될 수밖에 없는 학습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함으로써 학생 간 개인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제도상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은 학생들이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고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기초·심화과정 도입’ 방안은 이러한 고교 평준화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골자는 영어·수학과 같은 위계 교과의 경우 뒤처지는 학생을 위한 기초과목과 우수학생을 위한 심화과목을 개설하고, 사회나 예체능 등 영역별 선택이 필요한 교과는 학생이 원하는 시기에 선택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기초·심화과정이 개설·운영되고 선택과목이 확대 실시되면 다음의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첫째, 우수한 학생에게는 학습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학력이 뒤떨어지는 학생에 대해서는 학교가 책임지고 지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둘째, 학생의 능력과 학습 속도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게 되므로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셋째,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됨으로써 학생의 능력, 적성, 흥미, 그리고 진로결정에 따라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교육의 다양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넷째, 학생이 자신의 적성에 맞게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조정하게 됨으로써 능동적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학생들이 적성과 진로를 일찍부터 파악하여 수업에 대한 적극성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기초·심화과정의 경우에 학생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교과를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 차원에서 진단평가를 실시함으로써 학생에게 과정 선택을 위한 기초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하며, 학생은 그 결과에 기초하여 교과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선택과목의 경우에도 적성검사나 직업흥미검사 결과와 같은 정보에 기초해서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교과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는 과목선택과 관련해서 전문적인 상담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진로상담교사를 배치함으로써 학생이 과목 선택을 올바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자기 수준에 맞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자신에게 더 빠른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교육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학교 선생님이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며,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가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이 제도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2010-06-11 30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