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창의 대국, 아폴로 키즈에 희망 걸어야/조숙경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사업단장

[기고] 창의 대국, 아폴로 키즈에 희망 걸어야/조숙경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사업단장

입력 2010-03-26 00:00
수정 2010-03-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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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경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사업단장
조숙경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사업단장
얼마 전 원로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가 별세했다.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호 발사 과정을 생중계하며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한국 천문학 발전의 산증인인 ‘아폴로 박사’가 떠났다는 사실이 지금 무척이나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아폴로 키드’가 되어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조 박사는 나의 역할모델이었다.”고 말했던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과학자의 꿈을 가진 청소년들이 조언을 구할 때마다 박사는 “인문·사회·예술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창의적이고 우수한 과학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인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창의적 과학 인재’의 중요성을 깨닫고 과학 대중화 활동을 통해 우수 인재 양성을 실천했던 셈이다.

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에 있어 창의적인 과학 인재의 중요성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특히 정보기술·생명기술·나노기술·녹색기술 등 첨단기술 개발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현재, 연구 주체인 우수한 인재 발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들은 오래 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직시했다. 이들 국가는 예외 없이 과학기술 발전 전략에 있어서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과학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2007년 수학·과학 교육 개선과 진흥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136조원을 지원해 수학·과학 교사 7만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이나 타이완도 국가 및 대학의 연구기관과 지역 고등학교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또한 창의인재 대국의 실현을 목표로 다각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변혁을 꾀하고 있다. 2007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과학 과목에 자유탐구 과정이 신규 도입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또 과학중점학교 지정 운영 및 융합형 교과개발, 산업체를 활용한 창의교사 연수 등도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들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진국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변화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들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과학’이 아닌 ‘함께하고 체험하는 과학’으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산·학·연이 협력하여 청소년들의 창의인성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청소년들이 과학을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여 몸과 정신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4월 가족과학축전은 꿈을 주제로 다채롭게 전개될 예정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지구의 녹색 꿈, 창의성을 발현하는 푸른 꿈, 그리고 과학과 인문·예술이 결합하는 융합의 꿈을 내용으로 가족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많은 부분에서 기후변화·에너지·식량·물 등 지구와 인류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창의적 과학인재 육성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는 열쇠이다. ‘아폴로 박사’가 말한 “공부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에 담긴 속뜻을 새겨야 할 때이다.
2010-03-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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