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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잡을 수 없는 대형주에 펀드매니저들 “진땀나네”

종잡을 수 없는 대형주에 펀드매니저들 “진땀나네”

입력 2015-01-19 07:31
업데이트 2015-01-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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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펀드 수익률 -5.35%…대형주 비중 높을수록 부진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대형주들의 주가가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며 펀드매니저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골치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야 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 특성상 시가총액 상위주를 일정량 채워넣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대형주들이 기업 펀더멘탈(기초여건)을 벗어난 흐름을 보이며 펀드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 시장 못이긴 펀드매니저…”극단적 등락에 대응 어려워”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한해 수익률은 -5.35%를 기록했다.

펀드에 100만원을 넣었다면 일 년간 5만원 이상을 손해 본 셈이다.

투자자들을 더 실망스럽게 한 점은 펀드 수익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17%)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누리기 위해 비용까지 지불해가며 전문가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 입장에선 분통 터지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요즘처럼 수익률 방어가 어려웠던 적은 없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대외적으로는 환율 변동, 국제유가 추락 등으로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데다가 대내적으로는 개별 종목의 주가도 예상 범위 밖으로 출렁이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표주의 주가가 지배구조 등의 이슈 속에서 롤러코스터급 등락을 나타내고 있어 증시 전문가들도 방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1년 전보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종목은 총 59개로 조사됐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최근 52주간의 괴리율은 35.7%(고점 147만원·저점 108만3천원)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괴리율(29.5%)보다 확대된 것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SDS의 상장 이후 괴리율은 62.1%(고점 42만8천원·저점 26만4천원), 제일모직의 괴리율은 51.3%(고점 17만1천원·저점 11만3천원)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주도 한국전력 부지 고가매입 논란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시도 등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 대형주펀드가 더 ‘신음’…”배당확대 등으로 신뢰줘야”

가뜩이나 대형주가 많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변동성까지 더해지며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죽을 쓰고 있다.

제로인이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인덱스·상장지수펀드(ETF) 제외)의 운용스타일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하위 30개 펀드 중 29개가 대형주 펀드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주의 비중(지난해 11월 3일 포트폴리오 기준)이 90%가 넘는 ‘NH-CA대한민국녹색성장자[주식]Class A’의 수익률은 -29.55%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국내 대표그룹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과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 1(주식)종류A’도 지난 한해 각각 -15.45%와 -14.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의 비중이 줄이고 최근 성과가 좋은 중소형주 위주로 바구니를 채운 펀드들은 성과가 좋았다. 수익률 상위 30개 펀드 중 28개가 중소형주펀드였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일부 대형주가 너무 극단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뿐 아니라 전문 투자자도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주·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 자산운용사 임원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싸다고 달려들지 않고, 오히려 비싸지면 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 등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이 ‘오너 리스크’나 지배구조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현대차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전 부지 매입 논란이나 글로비스 매각 시도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배당 정책 등으로 신뢰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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