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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예금금리 인상 자제”… 은행권 “손목 비틀기”

금융당국 “예금금리 인상 자제”… 은행권 “손목 비틀기”

황인주 기자
황인주 기자
입력 2022-11-20 22:06
업데이트 2022-11-2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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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따라 대출금리 올라”
“정부정책, 금리인상 경쟁 조성”
회사채 위축에 은행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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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정기예금(12개월) 금리가 연 5%를 돌파하는 등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자 금융당국이 은행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쏠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과 대출금리 인상을 가속화한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이나 은행권에서는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수신 경쟁까지 자제하라는 요구가 민간 금융사 ‘손목 비틀기’라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일 “예금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금리가 따라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은행권에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에서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해 뭉칫돈이 쏠리면 제2금융권의 수신고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을 만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더군다나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9월(3.40%)보다 0.58% 포인트 높은 3.98%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발표 이튿날 변동분만큼 주담대 변동금리에 즉시 반영된다.

당국의 예금 인상 자제 방침에 은행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이) 공시 등 정부 정책이 예금금리 인상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기업 대출도 은행으로 몰려 은행권의 자금 조달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186조 569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은행채 발행액은 2020년 173조 7000억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조로 대출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 183조 2123억원으로 뛰었는데, 올해는 11개월여 만에 이미 이 규모를 넘어섰다. 상환하지 않고 남은 은행채 발행 잔액도 늘면서 18일 기준 387조 286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채가 막히면서 캥거루본드(호주달러 표시 채권) 등 외화채에도 은행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자금 조달 환경이 워낙 악화돼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황인주 기자
2022-11-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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