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신한금융 회장 대관식 후보들 ‘독특한 전통’

[경제 블로그] 신한금융 회장 대관식 후보들 ‘독특한 전통’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7-01-24 18:24
수정 2017-01-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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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회장 대관식의 ‘희한한 전통’이 금융권에서 화제입니다. 회장 선출 때마다 후보들이 중도에 ‘기권’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이번에도 조용병 신한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의 유력한 라이벌이었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면접장에서 발표까지 다 마친 뒤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중도 사퇴했습니다. 위 사장은 막판까지 사퇴 시점을 고민했다네요. 최종 면접에 오른 후보가 3명밖에 안 되다 보니 너무 일찍 기권하면 자칫 ‘유효경쟁’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미덕’(?)은 처음이 아닙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장기 집권 이후 2011년 2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선임 때에도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4명으로 후보가 압축됐는데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류시열 전 은행연합회장은 후보 압축 전에 고사하면서 아예 빠졌습니다. 후보에 들어간 김병주 교수도 면접장에서 “나보다는 신한 사람들이 하는 게 낫다”며 물러났습니다.

2년 뒤에도 ‘데자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2013년 한동우 현 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현 산업은행 회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이재우 전 신한카드 사장, 서진원 신한은행장(작고) 등 5명이 회장직을 놓고 경합했는데 고(故) 서 행장과 이재우 전 사장이 후보를 고사했습니다. 이 전 부회장은 “준비 기간이 공정치 못하다”며 면접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홍 전 부회장이 마지막까지 후보직을 지켜 유효 경쟁이 성사됐습니다. 물론 결과는 한 회장의 연임이었습니다. 신한 내부에서는 “안 될 걸 알면서도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했다”며 홍 전 부회장을 높게 평가합니다.

이를 두고 해석은 엇갈립니다. “될 사람을 밀어주는 전통”이라는 긍정적 시선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교차하는 것이지요.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직을 우선시하는 신한 특유의 DNA(유전자)로 봐 달라”고 주문합니다. 이제 시선은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향합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7-0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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