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본인가 앞두고 초석 마련…中 IB, 美·유럽 제치고 확장세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중국계 투자은행(IB)이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미국·유럽계 IB는 빠른 속도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중국계 증권사의 첫 국내 진출이 될 자오상(초상)증권의 한국 법인 본인가가 올해 말로 다가왔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오상증권은 오는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해외 증권 및 장내파생상품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예비인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본인가 신청에 맞춰 합류할 직원의 채용을 확정했다.
현재 중국 본사와의 연락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는 자오상증권 한국사무소는 법인 전환 후 중국·홍콩 주식과 전 세계 파생상품 중개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남주현 자오상증권 한국사무소 상무는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본사 역량을 활용해 대중국 투자의 첨병 역할과 한국 자본시장과의 협력 관계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국내 증권사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국내 진출 확대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자오상증권의 국내 진출이 중국계 증권사 ‘러시’의 초석이 될지 주목된다.
중국계 IB가 국내 시장에는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딛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에선 이미 IB 업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상위 10대 IB 중 7개를 중국계 IB가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만 해도 미국·유럽계 IB 8곳이 이 지역 IB 부문 수익의 30%를 가져갔다. 2년 전 1위였던 골드만삭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내에서도 최근 미국·유럽계 IB들의 철수와 사업 축소가 잇따랐다. 지난해 3월 골드만삭스가 국내 자산운용사 지점을 폐쇄했고 싱가포르의 BOS증권도 4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스위스의 UBS는 은행 지점을 폐쇄해 증권 업무와 통합했고, 6월에는 바클레이즈도 국내 증권 지점 문을 닫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6-09-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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