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지분 전량… 총19.16% 보유
지주사 전환 기준선엔 못 미쳐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증권 지분 전량을 매입한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지분 정리 수순으로 읽힌다.
삼성생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의 지분 613만 2246주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입 가격은 주당 3만 8200원(18일 종가)으로, 총 매입금액은 2343억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율은 11.14%에서 19.16%까지 늘어난다. 삼성생명 측은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과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활용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 부유층 마케팅 강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라는 해석과는 명확하게 선을 긋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삼성생명은 이미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사들여 지분 비율을 71.86%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98%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화재의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앞으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16%)와 삼성증권(10.9%)이 보유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당장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수는 없지만 이에 앞서 지분을 정리하며 지주회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08-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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