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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원 이상·다주택자는 다 빠졌는데… 양도세 특례 ‘상생임대인’ 실효성 의문

9억원 이상·다주택자는 다 빠졌는데… 양도세 특례 ‘상생임대인’ 실효성 의문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1-12-22 00:44
업데이트 2021-12-22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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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내년 전월세 안정대책 효과 논란

‘5%룰’ 끝난 물량 쏟아져 전세대란 우려
기간·주택 등 제한에 대상 자체가 적을 듯
“수억 오른 전세금 포기할 집주인 있겠나”
기존 4년 갱신한 임대인 조세형평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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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0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야심 차게 발표한 ‘상생임대인 대책’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대상 폭과 기간 등 해당 조건이 지나치게 한정적이어서다.

앞서 정부는 1가구 1주택자인 집주인이 임대료를 직전 계약의 5% 내로 올려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나중에 집을 팔 때 해당 주택에 1년만 살아도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하는 상생임대인 혜택을 포함한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임대차2법 시행 2주년이 되는 내년 8월 이후 계약갱신기간이 끝나 ‘5% 상한룰’ 적용을 받지 않는 몸값 비싼 전세들이 대거 쏟아질 우려 때문이다.

문제는 상생임대인 대책은 공시가 9억원 이하만 대상인 데다 다주택자가 들고 있는 물건이 상당수인데 정작 1가구 1주택 이하만 해당한다는 점이다. 기간도 내년 12월 말까지 1년 계약분만 적용된다. 또 주택을 기존 1년 6개월 이상 임대한 집주인으로 제한해 과연 기간, 주택 수 등 모든 조건을 충족한 대상자가 얼마나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2년 실거주 중 1년밖에 되지 않는 혜택을 받겠다고 눈앞에 수억원 오른 전세금을 포기할 임대인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조건에 해당하는 대략의 물량이 어느 정도 될지 추정치라도 정부가 밝혀 줘야 내년 전세난이 해결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적용 대상이 내년까지이다 보니 한 임대인은 “보름 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서 2년 계약하고 임대료도 5%만 올렸는데 결국 보름 차이로 양도세 1년 혜택을 못 받는 것 아닌가”라며 “소급적용을 해서 차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전에 5%룰을 지켜 4년 계약갱신까지 한 임대인의 경우 상생임대인까지 되면 결국 총 8년간 싼 전세금에 묶이게 될 수 있어 이 정책이 현실적으로 매력적인 유인책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경제정책방향 내용 중 세입자들을 위한 ‘월세 세액공제’ 혜택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연 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85㎡ 이하 또는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집을 빌리면 최대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엔 12%였다. 이은형 위원은 “급등한 월세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당장은 대선 전까지는 불확실한 정책으로 시장에 혼선을 주지 말고 대선 이후 전월세 시장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입자 피해 방지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 명단을 관리해 공개하고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계약 시 명단을 임차인에게 확인토록 하는 방안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악성 임대인이 임대업을 지속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고 중개업소에 안내를 강제하기도 어려워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21-1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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