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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전세 대신 내집장만” 신혼부부 갈아타기 는다

“비싼 전세 대신 내집장만” 신혼부부 갈아타기 는다

입력 2012-05-29 00:00
업데이트 2012-05-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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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차 주부 홍모(31)씨는 ‘전세 탈출’에 성공했다. 다음 달 1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D아파트(전용면적 84㎡)로 이사한다. 전세 보증금 2억 5000만원에, 대출받은 1억 2000만원을 보태 집을 계약했다. 홍씨는 “결혼할 당시에는 집을 살 생각이 없었지만 집주인이 최근 보증금을 3000만원 올려 달라고 해서 계산기를 두드려 봤다.”면서 “정부가 보증해 주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가 연 4.2%로 전세자금 대출금리(연 5% 초중반)보다 낮아 차라리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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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부진으로 전세금이 강세를 보이고 집값은 내려가는 가운데 낮은 금리로 정부 지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지금처럼 계속 줄어들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은 60.8%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즉, 아파트를 사는 데 1억원이 든다면, 전세로 들어갈 땐 6080만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2008~2009년만 해도 매매가격의 절반 정도면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지만, 3~4년 만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10% 포인트가량 좁혀졌다.

이런 까닭에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들이 전세살이를 접고 내 집 장만으로 돌아서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18일까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실적이 9678억원(1만 2805가구)으로 집계됐다. 다섯 달 실적이 지난해 1년 실적 4408억원(6500가구)의 2.2배에 이른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부부합산 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6억원 이하의 집을 살 때 연 4.2%의 금리로 최대 2억원을 빌려주는 제도이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정부가 금리를 0.5% 포인트 낮추고, 소득 요건을 1000만원 늘렸다. 국토해양부 분석에 따르면 대출자의 63%가 30대이고 연소득 2500만원 이상 비율이 58%로, 갓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의 호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증세를 보였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올 들어 한풀 꺾였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국민주택기금 제외)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6조 1290억원으로 1년 전(2조 9092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올해 2~4월 증가율은 월 평균 5.0%로, 지난해 같은 기간 월 평균치 9.7%의 반토막 수준에 머물렀다.

임희열 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주택 구입을 망설이던 세입자들이 전세금 오름세가 본격화되자 매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면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갭(차이)이 좁혀지면 주택 구입으로 갈아타는 세대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2-05-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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