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 시간 알려주는 ‘콜’ 엄마에게 승차 정보 ‘톡’

소요 시간 알려주는 ‘콜’ 엄마에게 승차 정보 ‘톡’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5-04-21 00:04
업데이트 2015-04-2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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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출발 ‘카카오 택시’ 타보니

간단했다. 스마트폰에 ‘카카오택시’ 앱(애플리케이션)을 깔고 목적지를 입력한 뒤 ‘호출하기’만 누르면 됐다. 출발지는 위치 정보를 켜니 자동으로 검색됐다. 위치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크게 벗어나는 거리는 아니었다.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배차가 완료됐다. 운전 기사 사진과 함께 차량번호, 차종이 떴고 ‘5분’ 후 도착한다는 예상 시간도 떴다. 운전 기사로부터 전화가 왔고, 화면 지도 위는 배차 택시의 경로가 떴다. 전화로 부르는 택시와 달리 무작정 기다리는 일이 없어서 좋았다. 밤늦게 택시 정보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낼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카카오 택시 배차 후 스마트폰 화면 위로 운전 기사 사진과 함께 차량번호, 차종이 뜬 모습. ‘6분’ 후 도착한다는 예상 시간도 뜬다.
카카오 택시 배차 후 스마트폰 화면 위로 운전 기사 사진과 함께 차량번호, 차종이 뜬 모습. ‘6분’ 후 도착한다는 예상 시간도 뜬다.
카카오택시의 초반 반응이 폭발적이다. 서비스 시작 열흘 만에 전국 28만대 택시 중 콜을 받는 6만 3000대 택시 가운데 4만여대가 카카오 택시에 등록했다. 국내 대형 콜택시 업체들이 보유한 기사 수가 1만~2만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돌풍 수준에 가깝다.

사용자 반응도 좋다. 시장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카카오 택시 이용자는 출시 첫주(3월 30일~4월 5일) 52만명을 찍었다. 출시 둘째주에는 첫주보다 15만명이 적은 37만명이 카카오택시를 이용했지만 여전히 과거 콜택시 앱 이용자 평균(2만~6만)보다는 최소 6배는 많은 이용자가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장밋빛 출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후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눈에 띄는 성공은 없었다. 게다가 최근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 서비스와 근간이 되는 메신저 서비스도 정체다. 특히 ‘클래시 오브 클랜’, ‘레이븐’처럼 카카오 플랫폼을 거치지 않은 독립 게임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으면서 ‘탈카카오’ 분위기가 형성된 지 오래다.

그만큼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성공을 앞세워 앞으로 다양한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카카오택시가 바로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카카오택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택시앱이 어느 정도 성과만 만들어 낸다면 O2O가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는 무한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카카오택시가) 직접적인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 택시앱은 이미 레드 오션이다. 초기 공유 경제를 기치로 모바일 앱 시대를 연 ‘우버’가 국내 영업을 중지하면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비슷비슷한 수준의 택시앱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운영 중이다. 대기업도 뛰어든다. SK 플래닛에서 준비하고 있는 ‘T맵 택시’는 이미 기사용 앱 출시를 마쳤고,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승객들을 태운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택시앱 중에는 ‘이지택시’, ‘리모택시’ 등이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의 국내 진출 변수도 있다. 네이버는 이미 일본에서 ‘라인 택시’를 서비스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5-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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