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젠의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의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입는 스마트 기기(wearable device)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손목시계 운영체제(OS)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 손목시계를 개발하고 있다.

LG전자가 만드는 스마트 손목시계에는 구글의 입는 스마트 기기용 OS가 적용돼 일종의 레퍼런스(기준)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입는 스마트기기 OS에 적용할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2주 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18일 타이젠 개발자 홈페이지에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의 SDK를 공개했다.

입는 스마트기기 OS와 SDK가 공개되면 안드로이드와 타이젠이 본격적으로 입는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결국 기기 시장에서는 이미 갤럭시 기어를 내놓고 삼성 기어 시리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 기준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LG전자가 스마트 손목시계 OS 대리전을 벌이는 셈이 된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 기어를 내놓으면서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했지만, 지난달 공개한 후속작 삼성 기어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새 OS 타이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타이젠 OS 제품과 안드로이드 OS 제품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기 양측의 대표주자격으로 겨루게 되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스마트 손목시계 시장은 아직 신규 시장이라는 점 때문에 초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일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 손목시계 시장 생태계에서 다양한 OS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셈이다.

스마트 손목시계 시장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기어가 80만대 이상 팔리면서 일단 시장 규모가 점차 커가는 분위기다.

앞서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스마트 손목시계 판매량을 700만대로, 내년 판매량을 2천340만대로 내다봤다. SA는 2016년 이후에도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두자릿수 또는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