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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계열사 부당거래’ 박삼구 前회장 고발…320억 과징금(종합)

공정위, ‘계열사 부당거래’ 박삼구 前회장 고발…320억 과징금(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8-27 18:54
업데이트 2020-08-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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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부당 내부지원에 시정명령

朴·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임원 2명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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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회장 조문 마친 박삼구 전 회장
김우중 전 회장 조문 마친 박삼구 전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1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19.12.11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금호홀딩스)에 부당지원한 혐의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시정명령과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박삼구 전 회장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업체에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넘기는 대신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해당 업체가 인수하도록 했고,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는 금호고속에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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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금호아시아나 부당내부거래 했다”
공정위 “금호아시아나 부당내부거래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이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 인수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던 금호고속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20억원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는 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홍석?윤병철 전 전략경영실 임원,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7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계류돼 있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모습. 2020.8.27/뉴스1
“기내식 30년 사업권으로
‘무이자’ BW 인수 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은 2015년부터 해외 투자자문 업체를 통해 금호고속에 투자하는 것을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사업권을 넘기는 방식의 ‘일괄 거래’를 여러 업체에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12월 30년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넘겼고, 게이트그룹은 2017년 3∼4월 만기 1·2·20년의 금호고속 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금호아시아나와 게이트그룹은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의 일괄거래를 협상하면서 배임 등 법적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본계약에서는 이를 제외하고 부속계약 형태로 ‘BW 계약의 불성립·해지시 기내식 계약도 해지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정상금리(3.77∼3.82%)보다 현저히 낮은 무이자 BW 인수로 금호고속은 162억원 상당의 이익을 봤다.

2018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금 조달을 위해 기내식 업체를 무리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했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K)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홀딩스 BW 인수 요구를 받았고 이를 거절하자 게이트그룹에 기내식 사업권이 넘어갔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데 BW 무이자 발행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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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부당 내부거래 시정 브리핑하는 정진욱 국장
금호아시아나 부당 내부거래 시정 브리핑하는 정진욱 국장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계열회사들의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 및 부당지원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8.27 연합뉴스
“9개 계열사·영세협력업체까지 동원,
금호고속에 저금리 자금 대출로 이익”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를 맞바꾸는 일괄거래가 늦어지면서 금호고속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9개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싼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게 했다.

전략경영실의 지시로 금호산업, 아시아나에어,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세이버,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등 9개 계열사는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금리로 금호고속에 신용 대여했다.

이 가운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도 아닌 협력업체를 이용해 8차례 총 280억원의 자금을 우회적으로 금호고속에 대여했다. 자금 여력이 없는 영세 협력업체에 선급금 명목으로 돈을 준 뒤, 협력업체가 이를 그대로 금호고속에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계열사와 영세 협력업체를 동원한 저리 대여에 금호고속은 정상금리(3.49∼5.75%)보다 낮은 금리로 총 7억 2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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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부당 내부거래 시정’
공정위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부당 내부거래 시정’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계열회사들의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 및 부당지원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8.27 연합뉴스
“꼼수 지원에 박삼구 총수일가,
지분 최소 77억+배당금 이익 챙겨”

“금호고속도 169억 금리 차익”

계열사들의 전방위적인 ‘꼼수 지원’으로 금호고속은 약 169억원 상당의 금리 차익을 얻었고,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 최소 77억원과 결산 배당금 2억 5000만원을 챙겼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재무 사정이 어려웠던 금호고속이 계열사 지원으로 자금을 마련해 금호산업, 금호터미널, 구 금호고속 등 핵심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총수일가 지배력이 커졌고 경영권 승계 토대도 마련됐다.

정 국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로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회사를 지원하면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화 우려가 있는데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내식 사업권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해 그룹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총 320억원의 과징금 중 ‘교사자’로 지목된 금호산업에 부과된 금액이 148억 9100만원이다. 금호고속은 85억 900만원, 아시아나항공은 81억 8100만원, 금호산업은 3억 1600만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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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회장 연합뉴스
박삼구 전 회장
연합뉴스
금호 측 “정상 거래, 공정위 무리한 기소”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입장을 내고 “자금 대차 거래와 기내식·BW 거래 등이 정상 거래임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공정위가 이러한 결정을 해 당혹스럽다”며 그룹 차원의 지시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룹은 “각 자금대차 거래는 적정 금리 수준으로 이뤄졌으며 짧은 기간 일시적인 자금 차입 후 상환된 것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내식 거래와 BW 거래에 대해서도 “게이트그룹을 인수한 하이난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뤄진 정상적 거래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룹은 서울남부지검에서 기내식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는데 공정위가 무리한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룹은 향후 공정위에서 정식 의결서를 송달받은 뒤 내용을 상세히 검토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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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오늘 아시아나항공 매각 논의
금호, 오늘 아시아나항공 매각 논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논의를 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2019.4.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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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부당 내부거래 고발 및 과징금 부과
금호아시아나 부당 내부거래 고발 및 과징금 부과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금호아시아나의 부당 내부거래 시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이 동일인의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 인수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던 금호고속(주)를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하고 총수 및 경영진, 법인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2020.8.27/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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