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대…고객은 예적금 0% 금리, 은행은 순익 수천억 감소

기준금리 0%대…고객은 예적금 0% 금리, 은행은 순익 수천억 감소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0-03-17 16:30
업데이트 2020-03-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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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자 수입 줄면서 수익 감소 불가피
연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수익 감소와 함께 예적금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0% 포인트 인하한 이후 금융지주사들은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당초 기준금리가 0.25% 인하된 상황을 가정해 사업계획 등 경영전략을 세웠지만, 예상보다 큰 인하폭으로 이를 대폭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순이자마진은 금리 인하로 줄어든다. 당장 이자 수입이 감소하는 데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는 부실채권과 연체율 등 건전성에도 영향을 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과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기존의 경영 전략은 무의미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18년 1.67%에서 지난해 1.56%로 줄었다. 특히 인하된 기준금리가 반영된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순이자마진이 1.46%까지 떨어졌다.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파생결합펀드(DLF)를 비롯해 금융상품 판매로 비(非)이자 수익을 확대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낮아지면서 당장 이자수익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초 지난해보다 순이자마진은 0.12% 정도 떨어질 것으로 봤지만, 기준금리 인하폭이 커지면서 0.14~0.15% 정도 하락할 것”이라면서 “이자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DLF·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비이자 수익 창출도 쉽지 않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객, 은행에 돈 맡겨도 사실상 제로금리
위기를 맞은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분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고려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제로 금리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다만 고객 이탈 우려 등으로 약간의 시차를 두고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을 때도 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금리를 낮췄다.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1.05%),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정기예금’(1.1%), 우리은행의 ‘우리슈퍼주거래정기예금’(1.15%) 기본금리는 만기 1년 기준으로 1% 초반대다. 예컨대 연 1.1% 금리를 주는 예금통장에 1년간 2000만원을 맡겨도 세금(3만 3880원)을 빼면 18만 6120원을 이자로 받는다.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지면 이자수익은 더 줄어든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0.75%~1.65%다. 자유적립식 12개월 기준의 적금도 기본금리가 연 0.85~2.20%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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