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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회피하는 ‘회장님들’…등기이사 비율 꾸준히 하락

책임 회피하는 ‘회장님들’…등기이사 비율 꾸준히 하락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7 12:44
업데이트 2017-12-2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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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17.3%, 작년보다 0.5%p↓…현대중공업·미래에셋은 0%

등기이사를 맡으며 ‘책임 경영’을 하려는 총수일가의 비중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7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올해 지정 26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회사 1천58개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과도한 경제력 집중 방지 등을 위해 지배구조 현황 정보를 매년 공개한다.

총수가 있는 21개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중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17.3%(165개사)로 전년보다 0.5%포인트(p) 줄었다.

2012년 27.2%에서 2014년 22.8%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줄었다.

총수일가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으면 경영권을 행사하더라도 법적인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권한을 행사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책임 경영에서 점차 멀어지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기업별로 보면 부영(81.8%), 오씨아이(66.7%), 한진(40.6%) 순으로 총수일가 이사 등재 비율이 높았으며, 현대중공업·미래에셋(0.0%), 한화(1.6%) 순으로 낮았다.

지주회사 전환집단은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19.4%)이 일반집단(14.2%)보다 높았다.

지배구조의 정점인 지주회사는 총수일가(69.2%)나 총수(38.5%)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이 특히 높았다.

일반 회사와는 달리 기업집단을 지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회사에서는 총수일가가 이사직을 마다하지 않았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은 49.0%에 달했다. 비규제대상회사(13.7%)나 전체 평균(17.3%)보다 훨씬 높았다.

집단 주력회사 중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비율은 45.1%에 달해 역시 전체평균에 비해 크게 높았다.

총수는 평균 2.3개 계열사에 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나 기업집단별 편차가 컸다.

성·한화 등 8개 집단은 0개였지만, 부영(16개), 한진(7개), 금호아시아나(5개)는 평균보다 많이 등재됐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대부분 전년보다 증가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58.6%가 설치돼 전년보다 2.8%p 증가했다.

감사위원회는 76.9%가 설치돼 1.7%p 늘었다. 보상위원회 설치 비율은 29.0%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35.5%에 설치돼 전년보다 3.4%p 증가했다.

지난 7년간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내부거래위원회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가 2014년 도입된 이후 증가 폭을 크게 늘였다.

1년간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1천148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고작 4건이었고 부결은 2건에 불과했다.

총수일가 이사는 주로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15개사에서 이사회 위원회로 참여했다.

하지만 내부거래위원회에 참여한 경우는 전혀 없었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14개사)의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비율은 21.4%로, 비규제대상회사(155개사) 36.7%에 비해 비율에 낮았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총수일가 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이해관계자라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이사추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총수일가가 많다는 점은 이사회 내 비중이 큰 사외이사의 인사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간접증거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 이사 등재 비율 감소 추세와 지주회사 등 소수 주력회사에 집중해 이사로 등재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경우에도 사추위에는 적극 참여하면서 내부거래이사회 등에는 참여가 저조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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