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에 3% 성장·2% 물가상승에 환율 이변 없으면 달성 자연스러워”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더 확대되며 한국 경제의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한층 가까워졌다.국민소득 설명하는 김영태 부장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7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017.12.1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7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1.5% 증가했다.
성장률은 10월 26일 발표된 속보치(1.4%)보다 0.1%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2010년 2분기(1.7%) 이후 최고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2.4% 증가했다.
깜짝 성장세에 힘입어 1인당 GNI도 3만 달러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2만7천561달러였다.
한국 경제는 2006년 2만795달러로 2만 달러대를 처음 돌파한 뒤 10년이 넘도록 3만 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값이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1인당 GNI 3만 달러는 선진국으로 진입했다는 기준으로 인식돼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190개국 중 27개뿐이다.
1인당 GNI는 경제 성장률에 물가 상승률을 더한 경상 성장률의 영향을 받는다.
원화로 표시된 GNI를 달러화로 환산해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도 큰 변수다.
경제 성장률이 높을수록, 물가 상승률이 높을수록,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수록(원화가 강세) 3만 달러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여건은 여러모로 우호적이었다.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은 공고해졌고 최근 원화도 강세를 띠고 있다.
올해 1∼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달러당 1,134.3원으로 지난해 평균(1,160.4원)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1인당 GNI 3만 달러까지 근접하겠지만, 달성은 어렵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1인당 GNI가 달러 기준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해야 올해 3만 달러대가 된다”며 “3분기까지는 7% 초·중반대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또 한 번 깜짝 성장을 달성하지 않는 이상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은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3분기 성장률이 워낙 높았던 탓에 4분기에는 오히려 기저효과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4분기 성장률은 0%대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0.72%∼-0.36%이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3.0%, -0.35%∼0.01%면 3.1%, 0.02%∼0.38%면 3.2%, 0.39%∼0.75%면 3.3%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내년 3% 성장, 물가 상승률 2% 등 상황이 되고 환율이 이변이 없다면 내년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은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인당 GNI 3만 달러가 되면 한국은 12년 만에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