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미뤄져 年1조씩 이월… 도로·철도 예산 구조조정

공사 미뤄져 年1조씩 이월… 도로·철도 예산 구조조정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7-08-30 22:28
업데이트 2017-08-3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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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예산안 대폭 삭감 ‘된서리’

새해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대폭 삭감된 가운데 그동안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도로·철도 건설 사업이 ‘된서리’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OC 예산 중에서 쓰지 못하고 남은 미집행액이 해마다 1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세출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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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SOC 예산 중 고속도로 건설 8개 사업에서 1조 9000억원, 철도 건설 15개 사업에서 1조 9000원이 각각 삭감됐다. 이 사업들은 지역 민원이나 인허가 지연, 잦은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집행률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경북 포항과 강원 삼척을 잇는 철도 건설 사업은 내년도 예산액이 1246억원으로 올해 5069억원에 비해 무려 3823억원이나 깎였다. 이 사업은 일부 구간에서 발생하고 있는 민원 때문에 올해 예산 집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미집행액만 3963억원에 달했다.

또 광주와 전남 강진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저조한 사업 진행 탓에 225억원의 예산이 삭감됐다. 2003년 시작된 이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 5346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사업은 일부 구간의 계약을 지난해 12월 발주했지만 유찰됐으며 최근에야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사업에 착수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계약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렇듯 계약이 늦어지다 보니 내년으로 이월된 액수만 540억원이다.

기재부는 계약 이후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해 올해 예산 680억원보다 225억원을 삭감한 455억원으로 내년도 예산을 책정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SOC 예산에서 해마다 집행을 못 하는 규모가 3~7%에 이른다. 전체 계획 예산에서 미집행 비중이 평균 2~3%라는 걸 감안하면 너무 높은 수준이다. 액수로 환산하면 2013년 1조 8000억원, 2014년 1조 3000억원, 2015·2016년 각 7000억원이 미집행분으로 남았다. 국가 지원 지방도로 건설은 지난해 61개 사업 중 38개 사업의 집행률이 70%를 밑돌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SOC 사업은 대부분 계속사업이라 이미 시작한 사업을 취소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신 이월액을 감안해 내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방식을 통해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08-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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