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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ㆍ재개발 이주 5만가구 육박 …‘전세난’ 오나

서울 재건축ㆍ재개발 이주 5만가구 육박 …‘전세난’ 오나

입력 2017-05-08 15:10
업데이트 2017-05-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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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 주공 등 강남 4구만 2만여가구 대기…인근 다세대, 수도권 영향 우려 강남구, 서울시에 개포 주공4 이주시기 조정 요청…정부 “연내 이주 2만가구 미만”

올해 하반기 이후 서울에서 이주하는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5만가구에 육박하면서 인근 전세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대규모 단지의 재건축이 진행 중인 강남 4구는 올해 하반기 이후 이주 물량이 2만가구가 넘어 수도권 외곽의 주택 전세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집중되지 않도록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이주 시기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8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에서 사업승인 이후 관리처분을 받았거나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총 4만8천921가구(단독주택 재건축 물량은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통상 사업승인을 받고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6∼8개월이 소요되고, 관리처분인가와 이주까지 다시 3∼6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 단지는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주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이 가운데 전체의 42%에 육박하는 2만462가구가 강남 4구에 몰려 있어 강남권과 인근 수도권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올해 7월부터 6천가구에 육박하는 둔촌 주공아파트 이주가 본격화된다.

지난 2일 이 아파트에 대한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지면서 거주자들이 인근 지역으로 전세를 알아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 아파트 이주 여파로 강동구 일대는 물론 송파구와 하남·남양주시 등 인근 지역의 소형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등의 전셋값이 들썩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은 인근 중형 아파트의 전세를 얻을 수 있지만 세입자들은 기존 전세금이 2억원 미만이어서 강동구내 아파트 전세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강동구 일대 연립·빌라나 하남, 남양주 등 수도권 주택으로 움직이는 수요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둔촌 주공 이주가 본격화하기 전인데도 강동구 일대 일부 전셋값은 이미 강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연초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등 대단지의 입주로 지난 3월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4월에는 0.21%로 상승 전환했다.

입주 초기의 싼 전세 아파트를 찾아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의 경우 최근 전세 물건이 거의 동 난 것이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입주 초 4억원대 초반이던 전셋값이 현재 5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아파트인 고덕 아이파크 전용 84㎡ 전셋값도 연초 5억원에서 현재 5억7천만∼5억8천만원으로 상승했다.

고덕동 중개업소 대표는 “새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인근 일반 아파트 전셋값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둔촌 주공 이주 수요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5천40가구의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의 이주도 추진되고 있다.

초대형 단지인데 현재 전셋값은 6천만∼1억5천만원 선에 그쳐 인근 지역의 연립·오피스텔·다가구 주택이나 서울 외곽 등지의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개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주공1단지는 워낙 낡기도 했고 재건축이 오랜 기간 진행되면서 대부분 단기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었다”며 “이주가 시작되면 이 동네 아파트보다는 외곽의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싼 다세대, 연립 등지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북에서도 재개발 사업 등으로 이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대문구의 경우 사업승인∼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5천440가구에 이르고 동대문구 4천552가구, 성북구 4천151가구, 은평구 2천920가구, 양천구 2천64가구, 동작구 2천3가구 등의 순으로 이주 대기 물량이 많다.

강북권역은 최근 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전체 주택의 전셋값 상승 폭이 강남권보다 큰 상황이어서 앞으로 재개발 등 이주로 인해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주택 재건축 물량까지 포함하면 이주 대기 물량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어 국지적 전세난이 우려된다”며 “서울시가 이주 시기조정을 통해 이주가 몰린 곳은 적절히 분산해야 전세시장의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와 지자체는 재건축·재개발 인근 지역의 전세시장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이주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등은 이주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사업 추진 단지 가운데 올해 안에 이주가 가능한 단지는 2만9천324가구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강남 4구에 70%가 넘는 2만여가구가 몰려 있다.

이 때문에 강남구 등 지자체는 서울시에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 조정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2천840가구 규모의 강남구 개포 주공4단지의 경우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월께 최종 이주 시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이처럼 이주 시기조정과 조합 자체 사정 등으로 이주가 늦어지는 곳까지 고려하면 실제 연내 이주가 진행될 물량은 강남 4구 1만1천여가구를 포함해 2만가구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정비 사업의 이주가 전세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 전세시장이 예년보다 안정돼 있어서 시장에서 우려하는 정도의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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