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쓴 돈, 번 돈, 남긴 돈…
삼성 “1등 유지”·LG “회수 시점”같은 업종도 공략법 다르면 격차
온라인 광고 선점 네이버 27.4%
모바일에 집중한 카카오는 7.9%
업종·마진·혁신 따라 천차만별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원가, 관리비 등 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발생한 이익을 말합니다. 회사가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잣대’가 되는 건데요. 경쟁사 간 공정한 비교를 위해선 매출을 감안한 영업이익률이 지표로 활용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업종에서도 영업이익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포털의 양대 강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해 볼까요.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7.4%로 집계된 반면 같은 기간 모바일에 집중한 카카오는 7.93%에 그쳤습니다. 두 회사 간 격차가 20% 포인트에 달하네요.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일찌감치 온라인 광고 시장을 선점한 뒤로 2등 업체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같은 업종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다시 가전업계로 돌아와서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친 결과 수익성도 달라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TV 등 자신 있는 제품에서 1등을 계속 유지하려다 보니 마진보다는 매출이 중요했을 겁니다. ‘박리다매’ 전략이죠. 반면 LG전자는 부품 모듈화 등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투자에 따른 ‘과실’을 이제야 따내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의 전략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초격차 전략을 통해 1위 자리를 유지하면 ‘가격 책정자’로서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4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도 메모리 반도체 부문 1위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사이에서도 차이가 발견됩니다. 물류·유통업종은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습니다.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통해 추가 마진을 얻기 때문입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점도 수익성을 깎아 먹는 요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반도체 등 제조업에 뛰어들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비용 효율화를 이루는 게 먼저일 겁니다. “영업이익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등 시장 발굴 여부에 따라 큰 폭으로 뛴다”는 전문가(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곱씹어 볼 때입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5-02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