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선사 소속 다른 배도 균열…부실검사 의혹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소속 다른 배도 균열…부실검사 의혹

입력 2017-04-05 21:04
수정 2017-04-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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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개조 시기·선령 등 같아…당시 육지로 긴급대피

남대서양에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몰한 직후 같은 선사 소속의 다른 배가 선체 균열로 인해 육지로 긴급 대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선박 역시 원래 유조선이었다가 스텔라 데이지호와 비슷한 시기에 화물선으로 개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박 관리·검사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5일 국내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에 따르면 이 회사 소속 화물선인 스텔라 유니콘호가 지난 2일 남대서양 항해 도중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긴급 대피했다.

항해 중 선체에 15㎝가량 틈이 벌어지면서 물이 새 수리를 위해 가까운 육지로 이동한 것이다.

이 배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가량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선원은 20여명이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케이프타운에서 한국선급과 선사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리를 하고 있다”면서 “균열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텔라 유니콘호는 지난달 31일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호와 유사한 점이 많다.

원래 유조선이던 두 배는 2009년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됐다. 건조된 시기는 1993년으로 선령이 25년이라는 점도 같다.

똑같이 남대서양에서 무거운 철광석 26만t가량을 싣고 가다가 선체에 균열이 생겼다.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 당시 생존한 필리핀 선원은 선체에 틈이 생겨 많은 양의 바닷물이 유입된 뒤 배가 침몰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국선급으로부터 마지막으로 안전검사를 받고 이를 통과한 시기도 작년 8월로 역시 겹친다.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몰할 당시 기상 상황이 좋았고 과적도 없었다는 점에서 선원 가족들은 선박 노후화나 무리한 화물선 개조가 사고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침몰 사고가 난 지 불과 이틀 만에 같은 선사의 비슷한 ‘쌍둥이 배’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선박 자체의 구조적 안전성이 취약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선급의 선박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혹도 커질 전망이다.

벌크선사 사이에 유조선을 화물선으로 개조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무렵이다.

당시 잇단 유조선 사고로 해상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각국은 선체 외판이 한 겹인 단일선체(Single Hull) 유조선을 퇴출시키고 두 겹인 이중선체(Double Hull) 유조선으로 바꿔나갔다.

그러자 벌크선사들은 쓸모없어진 단일선체 유조선을 싼값에 사들여 화물선으로 개조했다. 화물선은 이중선체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없다.

한국선급은 2009년 스텔라 데이지호 개조 당시 선박검사와 관련해 “공신력 있는 영국선급 등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심사했고 다 정상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폴라리스쉬핑이 보유한 화물선 총 32척 중 유조선을 개조한 배는 19척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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