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만 곳 보안 책임 에스원, 수원관제센터를 가다
지난 22일 오후 10시 14분 에스원 수원통합관제센터의 알람 시스템에 ‘긴급’이란 신호가 떴다. 경기 부평의 한 귀금속점에 설치된 ‘벽감지기’ 센서가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센터 쪽에 보내온 신호였다. 경기 지역을 관할하는 관제사는 즉시 인근 지역의 출동요원에게 출동을 지시하고, 경찰에도 알렸다. 요원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23분. 관제사는 출동요원에게 현장 점검을 지시하면서 “신변에 유의해서 대처 바란다”고 당부했다. 요원은 잠시 후 센터 쪽에 “위층에서 공사를 하면서 감지기가 작동된 것 같다”고 보고했다.
에스원 제공
에스원 관제사들이 지난 22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통합관제센터에서 알람 시스템을 바라보며 이상 신호를 판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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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센터에 근무하는 관제사는 총 130여명(대구센터 포함)이다. 1800명의 출동요원 중 5년 이상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교대 근무를 하며 24시간 내내 현장을 관리한다. 하루 중에서도 가장 바쁜 시간은 오후 9시부터 밤 12시 사이. 실제 사건은 새벽 1~5시 사이에 많이 발생하지만 그 시간에는 출동요원들이 수시로 순찰하다 보니 오히려 퇴근 시간부터 밤 12시까지 일이 몰린다.
22일 수원센터를 찾았을 때도 23명의 관제사는 쉴 새 없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통화를 했다. 우선 신호가 들어오면 해당 계약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연락을 받지 않으면 즉각 요원을 출동시킨다. 출동 차량의 현 위치와 현장 도착 시간 등이 센터 전면의 상황판에 모두 표기된다. 차량(오토바이 포함)마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이 부착돼 있어서다. 유대상 상황팀장은 “침입 경로만 봐도 실제 상황인지 아닌지 ‘감’이 온다”면서도 “혹시 모르니 요원을 출동시켜 샅샅이 점검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시계가 밤 12시를 가리킬 즈음 실제 출동차량에도 탑승했다. 이 차량은 조수석 대신 열쇠 박스가 놓여져 있고, 헬멧, 소화기 등이 걸려 있었다. 동수원 지역 담당인 요원 9년차 김영목 선임은 탑승한 지 얼마 안 돼 “긴급 출동 지시가 떨어졌다”며 현장으로 달려갔다. 도착한 곳은 대로변의 한 상가. 김 선임은 헬멧을 급히 쓰고 지하 1층 피부마사지숍으로 내려갔다. 10분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낸 그는 “센서가 작동되는 줄 몰랐던 누군가 문을 열었다”면서 “신분 확인을 하느라 늦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3-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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