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때 아니다, 전세 한 번 더”…은행권 전세대출 급증

“집 살 때 아니다, 전세 한 번 더”…은행권 전세대출 급증

입력 2017-03-19 10:52
업데이트 2017-03-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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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서 2월 한 달 1조2천억원 넘게 증가…2년래 두 번째로 많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한달 간 1조원 넘게 늘어나며 지난 2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2월 말 현재 전세대출 잔액은 35조7천757억원으로 전월 말(34조5천65억원) 대비 1조2천692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증가액(4천580억원)의 2.77배, 작년 같은 달(7천531억원)의 1.7배에 해당한다.

아울러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작년 10월(1조5천229억원)을 제외하면 2015년 1월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사철을 앞두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전월세 거래 건수는 2만1천479건으로 전월(1만3천724건)보다 56.5%(7천755건) 늘었다. 작년 동기(1만8천9건)보다는 19.3%(3천470건) 증가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2월 서울지역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4억2천204만원으로 1월(4억2천153만원) 보다 51만원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도 같은 기간 2억3천669만원에서 2억3천719만원으로 50만원 올랐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전셋값마저 오르면서 전월세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신용대출, 마이너스 한도대출마저 늘고 있다.

2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전월보다 2천815억원 증가했다. 같은 달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5천60억원 늘어났다.

전셋값은 들썩이고 있지만 매매 시장은 아직 잠잠하다.

2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4천699건으로 전월(4천502건)보다는 소폭 늘어났지만 작년 동기(4천924건)에 비해서는 줄었다.

주택담보대출도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였다. 기업은행을 포함한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1월 2조1천48억원, 2월 8천617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한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전세 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매매 시장은 아직 잠잠하다”면서 “실수요자들이 공급물량 과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주택을 구매하는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손 연구위원은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이번에 아파트를 사기보다는 전세를 한 번 더 살고, 다음에 매매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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