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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라면·빙과·세제·건전지…“물가급등에 시장가기 무섭다”

계란·라면·빙과·세제·건전지…“물가급등에 시장가기 무섭다”

입력 2017-01-05 07:27
업데이트 2017-0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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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유통업계 “인상 불가피” vs 소비자단체 “시국 틈타…소비자 배려 필요”

지난해 연말 이후 계란, 라면, 맥주, 빵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생활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수많은 식음료와 공산품의 가격이 알게 모르게 최근 반년새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빙과와 음료가 많게는 10% 이상 오른 데다 생활필수품인 주방세제·건전지·생리대 등의 가격도 제품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기업들은 원가가 올랐기 때문에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소비자단체는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 아이스크림·음료·두부

5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지난해 6월과 12월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진 가공식품은 아이스크림(빙과), 음료, 두부다.

특히 해태, 롯데, 빙그레 등 주요 기업들의 대표 빙과류의 인상률은 10%를 웃돌았다. 롯데푸드의 돼지바 가격은 11.6%, 빙그레의 메로나는 11.9%, 해태제과의 바밤바는 12.7% 각각 올랐다.

음료수 중에서도 코카콜라(1.8ℓ)와 롯데칠성 게토레이레몬(600㎖)가 6.8%, 14.7% 각각 인상됐다. 같은 기간에 풀무원의 ‘국산콩두부’(찌개용·350g)와 CJ제일제당의 ‘행복국산콩두부’(찌개용·380g)도 각각 2.1%, 3.4% 올랐다.

신라면(5개입) 판매가는 농심의 가격 인상 영향으로 0.78% 올랐으나, 다른 라면 제조사는 눈치를 보며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서민의 대표 음식 ‘국수’의 재료인 CJ제일제당의 ‘제일제면소 소면’도 같은 기간에 26.2%나 뛰었고 농심 켈로그의 ‘스페셜K오리지널’도 20% 인상됐다.

◇ ‘언제 이렇게 비싸졌나’ 주방세제·건전지·생리대

공산품 중에서는 생리대, 건전지, 주방 세제 등의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많이 뛰었다.

주방 세제의 경우, 대부분 브랜드의 가격이 올랐다. LG생활건강의 자연퐁은 11.2% 올랐고 애견 항균트리오는 1.5%, CJ참그린은 0.8% 각각 인상됐다.

건전지로는 듀라셀 AA와 벡셀 AA가 각각 13.6%, 4.9% 올랐다.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도 유한킴벌리 ‘화이트’와 ‘좋은 느낌’이 각각 3.11%, 1.3% 인상됐고 LG생활건강의 바디피트도 0.4% 상승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과 구두도 일부 품목에서 올랐다.

소다·금강·닥스 구두는 지난해 6월 소재인 피혁 가격 상승 탓에 소비자 판매가가 3∼5% 뛰었다.

랑콤·입생로랑 등을 수입하는 로레알 화장품과 에스티로더·맥 등을 판매하는 엘카 화장품은 각각 지난해 11월과 9월부터 일부 제품을 평균 6% 정도 비싸게 팔고 있다.

◇ 왜 올랐나…제조사 “원가 상승 때문에”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재료비·물류비·인건비 상승 등을 내세우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라면 값을 올리면서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 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 비용의 상승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코카콜라도 지난해 10월 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5% 인상한 뒤 “유가, 원당 등의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구두와 화장품 업체 등도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값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생활용품업체 등 일부 제조사는 가격 인상요인을 유통업체에 돌리기도 한다.

한 생활용품 업체 관계자는 “생활용품은 독점적 지위를 지닌 제조사가 없어 경쟁사에 비해 비싸면 팔리지 않는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유통업체가 받지 않겠다고 하면 판매할 수 없으므로 가격 결정권은 사실상 유통업체에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가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경우에도 할인행사 여부 등에 따라 체감 가격은 달라진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품목 별로 성수기에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할인을 하는 제품이 많은데 비성수기에는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시장에 오면 가슴이 답답하다.

김연화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은 “연말연시를 맞은 데 더해 시국이 어려운 틈을 타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뤄지고 있다”며 “2017년은 물가가 초비상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원가가 인상돼 어쩔 수 없이 값을 올려야 하면 몰라도 올리지 않아도 되는 물품을 사회가 어지러운 틈을 타 비싸게 파는 비윤리적인 기업도 있다”며 “정부는 물가를 모니터링해 인상요인이 설득력 있는지 지켜보고 라면 등 생활필수품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소비자를 배려하는 가격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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