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코스피 2,000 넘었었는데···
미국 대선이 시작되면서 코스피가 2,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5.8포인트 상승한 2,003.38로 장을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하지만 다음날인 9일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코스피는 하루만에 1,950선으로 ‘붕괴’했다. 연합뉴스
‘보호무역주의’를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제45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9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나란히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커다란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떨어진 1,958.38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70포인트(0.23%) 뛴 2,008.08로 출발한 뒤 미국 현지에서 시시각각 발표되는 지역별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극심하게 출렁였다.
개표 초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한때 2,010선(2,015.23)을 밟으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될수록 트럼프가 격전지인 플로리다를 비롯해 클린턴의 우세 지역에서도 앞서는 등 예상 밖의 선전을 하자 지수는 오전 11시쯤 급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2,000선이 무너진 후 1시간도 안 돼 1,970선을 내주더니 결국 1,930선(1,931.07)까지 맥없이 주저앉았다. 과도한 폭락에 따른 기관의 매수세로 지수는 다시 1,950선까지 회복하기는 했으나 더는 반등하지는 못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50선을 기록한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가 재부각된 지난 7월 6일(1,953.12)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홀로 309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264억원, 205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4.45p(3.92%) 떨어진 599.74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2.34포인트(0.37%) 오른 626.53으로 개장한 뒤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오전 10시 50분쯤 트럼프의 선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시 급전직하했다.
이후 낙폭은 더 커져 600선을 내줬고 결국 580선(581.64)까지 추락했다. 코스닥 지수가 장중 580선을 찍은 건 작년 2월 10일(585.35)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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