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확대경영회의서 위기감 강조 “사업·조직 등 틀 깨야” 발상 전환 요구
“지금의 경영환경 속에서 변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데스’(천천히 죽음)가 아니라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를 맞게 된다.”최태원 SK 회장
최 회장은 “지금 SK 관계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SK 임직원이 행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SK 역시 사회에 행복을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스스로에게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이어 “환경이 변하면 돈 버는 방법도 바꿔야 하는데 과연 우리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지 근본을 고민해 봤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성공이나 지금까지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 익숙한 출퇴근 문화, 근무시간, 휴가, 평가·보상, 채용, 제도·규칙 등 전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 SK발(發) 조직문화 혁신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오는 10월 말 예정된 세미나에서 구체적인 변화와 실천계획을 발표한다.
내실 경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 경영을 위해서는 재원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 자산 효율화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자산을 효율적인 동시에 유연하게 관리하면 어떤 사업에 어떤 자산을 최적으로 투입할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산하 7개 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16개 주력사 대표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마치 TED 강연을 연상시키듯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에 무선 마이크를 단 채 계열사 대표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형식을 파괴한 변화의 필요성’을 직접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07-04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