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중독 위험에 노출된 ‘실내 실탄 사격장’

납 중독 위험에 노출된 ‘실내 실탄 사격장’

입력 2016-03-31 07:09
수정 2016-03-3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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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내 군인 혈중 납 성분 분석 결과, 일반인보다 최대 7배 높아정부, ‘군부대’는 정비했지만, ‘레저스포츠용 사격장’은 여전히 ‘위험’

납이 포함된 탄환을 사용할 경우 실내 사격장에 있는 사람들이 ‘납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군부대 실내 사격장은 2014년 이후 국방부에서 관리·감독을 시작하면서 현재 납 중독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만, 레저스포츠용으로 사격하는 사람들과 운동선수를 위한 실내 사격장은 아직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원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국방부 산하 육군, 해군, 공군 실내 사격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군인 120명을 조사한 결과, 실내 사격장이 납 중독으로부터 위험한 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4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진은 지난 2104년 4월 실내 사격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군인 120명(장교 32명, 부사관 56명, 병사 32명)을 대상으로 혈중 납 성분 분석을 했다.

그 결과, 부사관의 혈중 납 성분 수치는 10.6㎍/㎗, 병사는 9.1㎍/㎗, 장교는 5.5㎍/㎗로 조사돼 모든 계급이 일반인 평균인 2~3㎍/㎗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군인들의 맡은 업무에 따른 혈중 납 성분 수치도 비교했다. 사격을 통제하거나, 다른 부대에서 사격하러 온 군인을 ‘사격 관리자’, 실내 사격장에서 상주하는 군인을 ‘사격장 근무자’, 군인 체육부대 소속 선수를 ‘사격 전문가’로 구분했다.

모든 직군에서 부사관, 병사, 장교 순으로 혈중 납 성분 수치가 높았으며, 특히 사격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부사관의 경우 일반인보다 7배 가량 높은 14.3㎍/㎗로 나타나 납 중독으로부터 가장 위험했다.

2014년 연구를 진행한 이후 국방부는 관리 기준을 강화해 사격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순환보직 및 정기검진을 받게 하고, 실내 사격장 안에 환기시설을 갖추는 등 조치했다. 또 2015년부터 신축하는 모든 군 실내사격장은 시설표준안에 따라 전반적인 설계를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발표된 바 있다.

박 교수는 “문제는 전국 각지에 있는 레저스포츠용 실내 사격장과 사격선수들을 위한 연습 시설”이라며 “군부대의 실내 사격장은 2016년 현재 철저한 납 중독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나, 그 외 다른 시설은 납 중독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납에 중독될 경우 혈액 생성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빈혈, 혈액순환 장애 등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뇌성마비 등 신경계 질환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납 중독은 불임을 유발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여성이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는 “전국 각지에 있는 레저스포츠용 실내 사격장에도 군부대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환기시설 기준이 갖춰져야 한다”며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혈중 납 성분은 무조건 낮을수록 좋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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