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인터넷사이트서도 주거래 계좌 쉽게 옮긴다

은행 창구·인터넷사이트서도 주거래 계좌 쉽게 옮긴다

입력 2016-02-25 15:03
업데이트 2016-02-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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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 3단계 서비스 26일 시작…은행 ‘계좌전쟁’ 본격화

전국의 은행 창구 등에서도 주거래 계좌를 다른 곳으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가 26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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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 시행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화 금융결제원장, 배우 하지원, 임종룡 금융위원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 시행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화 금융결제원장, 배우 하지원, 임종룡 금융위원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종전에는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www.payinfo.or.kr) 사이트를 통해서만 조회·변경·해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결제원은 작년 7월 1단계를 도입하면서 자동납부 계좌의 조회·해지 서비스를, 10월 2단계에서는 변경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주거래 계좌를 이동하는 실질적인 ‘계좌이동제’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3단계부터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에서 직접 계좌 이동을 할 수 있게 돼 실질적인 ‘머니 무브(Money Move)’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개인 계좌 자동이체 건수는 27억3천만건, 금액은 639조원 규모였다.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기존 계좌에 등록된 여러 자동이체 건을 신규 계좌로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 3단계 서비스 시행…은행창구서도 계좌이동 가능

3단계부터는 페이인포 사이트뿐만 아니라 은행 창구와 인터넷사이트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도 창구 방문만으로 자유롭게 주거래 계좌를 옮길 수 있다.

공인인증서 발급은 작년 말 기준으로 2천650만건이다.

과정은 통장 개설과 비슷하다. 계좌를 옮기고자 하는 은행에 가서 계좌이동서비스 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면 된다.

은행 직원이 자동이체 내역 조회 결과를 고객에게 제시하면 고객이 자동이체 내역을 선택한 후 출금계좌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은행 사이트에 들어가 고객이 직접 해도 된다.

인터넷뱅킹에 로그인해 자동이체 내역을 조회한 후 이 가운데 원하는 항목을 자동이체 출금계좌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통신비나 카드대금처럼 요금청구기관에 이용대금을 납부하는 자동납부 외에 자동송금도 이번 서비스 대상에 추가됐다.

이에 따라 월세, 동창회비, 적금납입금 등 고객이 직접 이체주기와 금액을 설정한 자동송금 내역에 대해서도 조회·해지·변경이 가능하다.

은행권 개인계좌에서 처리되는 전체 자동이체 내역 중 자동송금은 10% 수준이다.

◇ 작년 성인 1인당 월평균 7건…월 160만원 자동이체 이용

작년 개인계좌 자동이체는 27억3천만건이 발생했다. 모두 639조원 규모다.

이중 자동납부는 24억5천만건(574조7천억원), 자동송금은 2억8천만건(64조3천억원)이다.

성인 1인당 월평균 자동이체 서비스를 7건 정도 이용한 것이다.

건당 평균 23만원를 이체했으니 자동이체로 월간 160만원이 거래된 셈이다.

3단계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미거래 통장도 대거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은행권에 개설된 개인계좌는 모두 2억3천만개, 잔액은 609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3년 이상 입출금거래가 없거나 만기 후 3년 이상 경과된 계좌가 7천600만개(32.9%.8조2천억원)나 된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은행권은 계좌이동제 서비스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가기로 했다.

2월말 현재 서비스가 가능한 요금청구기관은 카드, 보험, 통신 업계를 포함해 95% 정도다.

금융위원회는 계좌 조회뿐 아니라 은행 잔고도 이전하고 해지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올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 2단계까지 평일 6천건, 해지는 3천건 수준

2단계 계좌이동 서비스의 이용률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서만 자동이체 서비스를 변경, 해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시행 약 4개월 만에 페이인포 홈페이지에 104만 명이 접속했다.

자동이체는 47만건, 해지는 25만건이 발생했다.

자동이체 변경은 하루평균 6천건, 해지는 3천건 정도 일어난 셈이다.

사이트 한 곳에서만 접속이 가능해 이체 건수가 대폭 늘지 않았지만 만족도는 비교적 괜찮았다는 평가다.

이달 마케팅리서치 전문업체 나이스알앤씨가 1천300여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1%가 계좌이동제를 알고 있었다.

서비스 만족도는 73%로, 시행 초기임을 고려하면 양호했다.

유용성(80.0%), 신뢰도(72.7%), 이용 편리성(72.3%)도 높은 편이었다.

회원가입 절차 없이 서비스 이용시간이 짧고, 자동이체 건별로 해당 요금청구 기관 안내 전화번호가 화면에 표시돼 편의성이 높은 게 주효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 은행권 ‘주거래 계좌 고객’ 지키기·뺏기 싸움 격화 전망

계좌이동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은행권에는 비상이 걸렸다.

기존 고객을 다른 은행에 빼앗기지 않게 지키고, 새로운 고객도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달 14일 출시되는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까지 고려해야 한다.

은행들이 자동차, 골드바 등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경품을 내놓으며 마케팅 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레드몽키 스마트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저금리 시대에도 최대 연 2.0% 금리를 제공하는 주거래형 상품이다.

기존 상품에도 우대금리를 얹어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마케팅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웰리치주거래 패키지’ 상품의 금리를 최근 0.15~0.20%포인트 올렸다.

KEB하나은행은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통한 우량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창출을 목적으로 최근 ‘고객관리지원부’를 신설했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고객관계관리(CRM)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KEB하나은행은 거래하는 모든 고객을 1대 1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계좌이동제 확대와 ISA 도입이 시기적으로 비슷하게 겹치는 점을 고려해 ISA 가입을 예약하는 고객을 겨냥해 자동차 경품을 내놓았다.

NH농협은행은 ISA 가입 고객을 추첨해 골드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KEB하나은행은 가족 여행권 경품을 앞세워 신규 고객을 모으고 있다.

한국SC은행도 주거래 대표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기아차 레이, 아이패드 에어, 신세계 모바일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KB국민은행은 계좌이동제 상품인 ‘KB ONE컬렉션’을 출시하고, 거래 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입출금식 통장을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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