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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을 잡아라’…장수 화장품 브랜드들의 고민

‘젊은 층을 잡아라’…장수 화장품 브랜드들의 고민

입력 2016-01-17 12:27
업데이트 2016-01-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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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수입 화장품 브랜드는 최근 국내 백화점에서 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장에는 60∼70대 이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20∼30대 여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 또다른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매장 직원은 수십만원짜리 크림을 한꺼번에 몇통씩 사가던 고령의 VIP 고객이 한동안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는 대답을 들었다.

국내에 출시된 지 10∼20년 이상 된 장수 화장품 브랜드들의 최대 고민은 주요 고객층의 고령화다. 위의 에피소드는 이같은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랑콤, 에스티로더 같은 수입 브랜드를 비롯해 설화수 등 국내 브랜드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아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을 주요 타깃 고객층으로 삼아왔다.

랑콤의 경우 1990년대 초반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후 20년이 훌쩍 지났고 1997년 정식 브랜드로 나온 설화수 역시 출시 20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애초에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고객층의 연령도 덩달아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젊은 여성들이 예전만큼 오지 않고, 화장품 유통 경로도 편집숍, 브랜드숍 등으로 다양해져 백화점에 주로 입점한 고가 브랜드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20∼30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중후한 느낌을 털어내고 보다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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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수입 화장품 업체들이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명 수입 화장품 업체들이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랑콤은 타깃 고객층의 연령을 낮추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젊은 층에 인기있는 배우 한지민 씨를 모델로 기용했다. 또한, 기초 제품보다 가격 부담이 덜한 색조 제품 위주로 드라마 간접광고(PPL)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랑콤 관계자는 “아무래도 올드(old)한 이미지가 있다보니 광고를 젊은 모델 위주로 진행하는 등 타깃층을 낮추려고 하고 있다”며 “색조 제품 위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수입 화장품 브랜드인 SK-Ⅱ도 적지 않은 가격 탓에 VIP 고객 중에는 40대 이상이 많지만 최근 타깃 고객층은 사회생활을 갓 시작했거나 결혼한 직후의 여성인 25∼34세 여성으로 삼고 있다.

방문판매 등을 통해 엄마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를 발판 삼아 연매출 1조원의 자리에 올라선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브랜드 설화수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표 제품인 ‘윤조에센스’과 새로 출시한 ‘퍼펙팅쿠션 브라이트닝’의 신규 고객으로 20∼30대를 끌어들이고자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모바일 접근성이 높은 젊은 고객을 겨냥해 모바일 편의를 고려한 웹사이트를 열었다.

올해 중에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이 자주 찾는 서울 신사동 도산대로에 플래그십스토어(특화매장)를 여는 것도 젊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화수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젊은 여성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주요 고객층이 고령화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브랜드 입지를 축소하는 것이어서 위기감을 느낀 업체들이 젊은 고객 유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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