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파리 테러에 ‘휘청’…조정 깊어지나(종합)

증시, 파리 테러에 ‘휘청’…조정 깊어지나(종합)

입력 2015-11-16 15:36
업데이트 2015-11-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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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감 상황 반영해 수치 업데이트함>>”위험자산 회피 가속” vs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던 금융시장에 프랑스 파리 테러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증시가 16일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9·11 테러 이후 최악의 사건으로 평가되는 이번 파리 테러로 경기 신뢰 하락과 내수 위축, 교역 감소 등이 우려되며 전세계 증시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다만, 테러나 군사적 충돌과 같은 악재로 급락했던 주가는 대부분 단기간 내 회복된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이번 조정도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美 금리인상에 파리 테러까지…“악재 겹쳤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1% 중반대의 낙폭을 기록하며 동반 급락했다.

코스피는 30.27포인트(1.53%) 내린 1,943.0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1,950선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25일(1,942.85) 이후 약 한달 반만이다.

코스닥도 11.32포인트(1.69%) 내린 659.20에 장을 마치며 650선으로 또다시 후퇴했다.

파리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사건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고용지표 호조로 미국이 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 속에 약세를 거듭하던 증시에 파리 테러가 ‘엎친 데 덮친 격’의 악재로 작용했다.

이번 테러의 인명 피해 규모와 방식 등이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유럽 지역의 단기적 소비심리 위축 및 내수 서비스업의 둔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테러로 인해 유럽의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유럽 내수가 약화되면서 유럽으로의 수출 비중이 큰 중국도 수출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심리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타이밍상 회복 지연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파리 테러 사태로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금의 이탈이 지속되는 가운데 위험회피가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주에만 7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빼낸 외국인은 이날도 2천35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추가 테러 발생이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경계심도 시장을 당분간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국가’(IS) 공습에 프랑스가 동참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유승민 팀장은 “IS 응징을 위해 각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점, 시리아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및 이란의 입장이 다른 점 등을 감안할 때 사태 해결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그간 안정됐던 국제유가의 상승을 촉발할 수 있고,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의 수요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충격 오래 안 간다…분할매수 시점” 의견도

그러나 과거 테러 사건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비교적 단기간 내 해결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많다.

주가는 결국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기초로 움직이는 만큼 투자심리 냉각에 의한 조정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고려해볼 때 테러로 인해 시장이 크게 출렁인 사례는 미국 9·11 테러뿐이었다”며 “이번에도 시장은 그리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시가 과도하게 조정을 받을 경우 저가 매수 시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코스피 하단은 1,970선 정도로 판단된다”며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하회하는 현재 국면은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포심리에 의한 투매보다는 저평가된 핵심 대형주를 분할 매수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변준호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의 단기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1,900선 은 강한 지지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의 상대 매력도와 경기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일부 긍정적인 재료들도 존재한다.

중국과 유로존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연말 배당을 노린 자금 유입, 최근 단기 급락으로 인한 저가매수세 등은 악재에 둘러싸인 증시의 하단을 뒷받침하는 요인들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꺼낼 수 있다”며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 증가에 그쳐 ECB(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시에 긍정적 이슈들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지만, 이들 이슈는 상승 요인이 아닌 하단을 제어해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지금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위험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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