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인천 물류센터 르포
흡사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 같았다. 손님은 없었다. 직원들이 카트를 끌고 다녔다. 지게차가 쉼 없이 상자를 날랐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직원들이 물샐틈없이 뽁뽁이(에어캡)로 상품을 감쌌다. 3일 찾아간 인천 중구 공항동로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의 모습이다.3일 인천 중구 공항동로 제1통합물류센터에서 한 직원이 고객이 시내면세점이나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한꺼번에 모아 담는 일괄포장(원패킹)을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은 국내 업계 최대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운영한다. 2007년 2월 문 연 제1물류센터와 제2물류센터를 합친 면적이 5만 3832㎡로 2위 신라면세점(1만 8169㎡)의 약 3배다. 850개 브랜드, 개별 품목으로 23만개를 취급하는데, 물류센터를 꽉 채우면 최대 8조원어치의 850만개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면세점 사업은 판매상품을 모두 사들여 파는 직매입 구조이기에 물류가 중요하다. 땅값 비싼 시내 한복판의 면세점에는 진열품 일부만 두고 재고는 공항 근처 물류센터에 보관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손님이 설화수 크림을 구매하면 판매 직원이 전산망을 통해 주문을 입력하고 물류센터에서 해당 제품을 포장해 공항 면세품 인도장에 보내는 식이다. 롯데의 경우 시내면세점 매출의 85%가 진열 판매다. 김대성 롯데면세점 물류팀장은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3.3㎡당 월 20만~25만원 선인데 제1물류센터의 임대료는 9000원, 10년 무상 임차한 2센터는 임대료가 없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일괄포장(원패킹)은 면세 물류의 꽃이다. 손님 한 명이 제주, 부산, 서울, 인터넷 등 각지에서 주문한 면세품을 한 비닐 가방에 담는 작업이다. 공항 인도장에서 일일이 주문한 물건을 찾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일괄포장을 해 두면 최소 60초 안에 손님에게 건넬 수 있다. 출국 3시간 전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물류가 선진화된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5-11-04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