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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前감사 업체에 16년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폐공사, 前감사 업체에 16년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

입력 2015-10-01 08:30
업데이트 2015-10-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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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의원 “감사원 감사로 비리·특혜 여부 규명해야”

한국조폐공사가 전직 감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조폐공사는 1999년 4월 귀금속 제조·가공업체 G사를 기념주화 납품업체로 선정했다.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된 지 1년이 안됐던 G사는 조폐공사와 거래를 튼 것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3년 뒤인 2002년 조폐공사의 월드컵 기념주화 은소전 납품업체로, 2008년에는 메달이나 골드바 등 특수압인물을 취급하는 외주가공업체로 선정되는 등 16년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2014년에는 조폐공사가 신규 진출한 골드바 사업 납품계약을 수주하면서 연매출액은 전년도 692억원보다 37.8%(262억원) 급증한 954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이모씨의 아버지는 1992∼1994년 조폐공사에서 감사로 재직한 이모(76) 예비역 소장으로 확인됐다.

육군사관학교 18기 출신인 이 전 감사는 총동창회 부회장을 지낼 정도로 육사 출신들 사이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 전 감사의 아들이 1998년 G사를 세우고 이듬해 조폐공사와 첫 거래를 시작할 당시 이 전 감사의 육사 후배인 A(육사21기)씨가 감사직을 맡고 있었다.

박 의원은 “사실상 조폐공사가 육사 출신 전직 감사의 아들 회사를 협력·납품업체로 선정해 놓고 일감 몰아주기를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5년여간(2010∼2015년 7월) 조폐공사와 G사 사이의 거래규모는 총 2천21억원이나 됐다.

거래 건수는 276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3건만 경쟁입찰이고 나머지는 수의계약이나 3자계약 방식으로 G사가 따낼 수 있었다.

지난해 조폐공사가 뛰어든 자체 골드바 제작사업 역시 수의계약을 통해 G사에 돌아갔다.

이에 대해 조폐공사 측은 박 의원에게 “외주가공업체 재평가를 실시해 자금·품질·생산 등 부적격 사유가 없는 업체를 골라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G사는 작년 회계법인 감사에서 중요 회계정보를 빠뜨렸거나 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때 제시되는 ‘한정의견’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올해 5월에는 조폐공사 자체감사에서 골드바 사업의 금형관리, 가공품 반출입 등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공기업이 전직 감사가 연관된 회사에 16년간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G사가 협력업체로 선정되고 골드바 입찰을 따내는 과정에서 유착과 비리, 특혜가 없었는지 감사원 감사를 통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폐공사 측은 “골드바는 다른 제품과 달리 제조능력이나 품질관리, 보안 등이 중요해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공사 내부 위원회 논의를 거쳐 수의계약 업체를 선정한다”며 “자체감사에서는 내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지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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